[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보험사들이 디지털화를 서두르면서 IT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수시 채용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 경력직 채용도 늘렸으며, 신입 채용에서도 디지털 경험을 우대하는 등 관련 인력을 대거 채용하는 모습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오렌지라이프와 통합을 앞둔 신한라이프는 IT와 정보보호 직군을 신설했다. 이에 신입사원 채용에는 '디지털 관련 대외공모 수상 및 교육(연수) 이수한 이력이 있는 자'를 우대 자격으로 명시하는 등 디지털 역량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신한라이프는 영업관리, 경영지원, 상품·계리, 자산운용, 고객 전략, IT 6개 직군 15개 직무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신입사원 공개채용 공고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했다. 대상 직군은 영업관리직군이다. 채용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5월 중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오는 6월 면접 등의 단계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대상 직군은 △영업관리 △법인영업 △글로벌기업 법인영업 △상품개발 △계리 △자산운용 △디지털 전략 △디지털 개발 등 8개 직무다.
삼성화재도 최근 △다이렉트 보험 관련 온라인 서비스 기획 △핀테크 신기술 활용 △디지털 신사업 등 IT분야의 경력사원 채용에 나섰다.
보험사들이 이같이 IT인력 모시기에 나선 이유는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보험 진출이 가시화된 상황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올해안에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출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예비인가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NF보험서비스를 설립했으며, 토스를 운영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GA(법인보험대리점) 토스인슈어런스를 출범했다.
핀테크사들이 다양한 플랫폼과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가지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에게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핀테크사들의 보험사 설립이 예상됨에 따라 기존 보험사들은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삼성화재는 디지털본부를, DB손해보험은 디지털 혁신팀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 역량을 확대하며 인력 채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디지털 부서를 신설하면서 채용 규모가 조금 늘어났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디지털 업무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빅테크들의 보험 진출에도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