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최근 한 대단지 아파트가 택배기사들의 지상아파트 출입을 제한하면서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로써 노조는 2000여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일단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노조) 측에 공식적으로 '지상 공원화 아파트 배송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가칭)' 구성을 제안했다.
협의체 참여대상은 정부와 택배사, 택배노조이며 이번 주 내 공식 첫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현 사태에 대한 문제해결 방안 등 의제를 확정한다. 이에 국토부는 첫 회의 이전 미리 협의체 전반 운영에 관한 초안을 참가단체에 제공키로 했다.
특히 노조는 정부가 제안한 협의체가 '지상출입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는 전국 400여 곳의 공원화아파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봤다.
노조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근본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파업을 일시적으로 유보하고 협의체가 원만한 타결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협의체가 사회적 관심을 일시적으로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되거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 즉시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 강동구 한 대단지 아파트는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택배차량의 지상도로 통행을 금지했다. 이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은 진입제한 높이가 있어 일반 택배차량(탑차)으로는 단지 출입이 어렵고 높이가 낮은 저상차량을 이용하거나 손수레로 배달을 해야 한다. 때문에 노조는 저상차량과 손수레 등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장시간 노동을 하게 만든다며 반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