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최근 가격 급등과 대출 규제로 매수가 힘들어진 아파트 대신 주거용 오피스텔, 소위 아파텔로 눈을 돌린 수요자가 많아지며 매매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오피스텔 전용면적 252.91㎡는 지난 1월19일 92억2324원(61층)에 팔렸다. 올해 거래된 오피스텔 중 최고액이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 244.94㎡가 2019년 9월 115억원(65층)에 매매돼 오피스텔 역대 최고 매매가를 기록한 곳이다. 올해 팔린 물건의 매매가는 최고가를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이 밖에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 전용 195.43㎡(40억원·20층)와 138.56㎡(34억원·16층),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87.15㎡(32억8000만원·3층) 등이 올해 같은 주택형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가 오피스텔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와 시설을 갖춘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이다. 아파텔은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장점을 내세워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의 대체재로 부각되며 수요가 커지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아파텔 분당두산위브파빌리온 전용면적 95㎡는 지난해 말 매매 가격이 8억원대였지만, 올해 1월 11억원(19층)에 거래되더니 지난 3월 11억9000만원(25층)에 매매됐다.
이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텔이 전국적인 오피스텔 매매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로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99.99에서 지난달 100.31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오피스텔은 지난달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상승폭(0.63포인트)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인 103.79에 이르렀다.
아울러 각종 규제로 아파트 매매는 거래 절벽이 심화하고 있지만, 고가 오피스텔 매매는 이와 정반대 양상이다. 올해 1분기(1∼3월) 전국 9억원 초과 오피스텔 매매는 1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매(74건) 대비 2.4배 급증했다. 1분기 기준 9억원 초과 오피스텔의 매매 건수는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올해가 가장 많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오피스텔의 수요가 많아지는 것은 최근 아파트 가격 급등과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라며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아파트는 집값의 20%밖에 대출이 안 되지만 오피스텔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