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땐 회생법원의 더 강력한 구조조정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뼈를 깎는 고통 속에 '벼랑 끝에 내 몰린' 쌍용자동차가 운명의 날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자구안 찬반투표는 쌍용차의 생존 의지를 확인하는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부결될 경우 회생 가능성이 사라질 수도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7~8일 열리는 자구안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이번에 마련된 해당 자구안은 기술직 인원의 50%, 사무직의 30%를 대상으로 2년간 무급휴업을 시행하되, 1년 후 판매 상황에 따라 휴직 여부를 재협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총 고용 유지를 위해 순환 휴직 방식을 택하는 등 고용은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노사가 함께 마련했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2019년에 합의한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중단 기간은 2023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임원 급여는 기존 20% 삭감 외에 추가로 20%를 더 삭감하기로 했다.
이번 자구안에 감원 등 노조가 강하게 반발한 인적 구조조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임금 협상을 제외한 단체협약 변경 주기를 현행 2년에서 3년 주기로 바꾸기로 하는 등 만약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관련 쟁의를 하지 않는 내용의 상생 협약도 맺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큰 아픔을 겪은 만큼, 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과 복직을 거치며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직원들로선 2년간 최대 50%에 달하는 임금 삭감과 무급 휴업 등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근로자들이 반길 리는 만무하다. 얼마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부도 쌍용차에 '생즉사 사즉생',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이 쌍용차의 길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쌍용차는 "전향적인, 대승적 결단만이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임을 생각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자구안이 부결되면 쌍용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2009년) 득보다 실이 많았던 인력 구조조정 방식보다는 전체 인원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노사가 그동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실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쌍용차가 추진하려는 모든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뿐 아니라 정부로서도 지원 명분이 사라지게 돼 그만큼 회생 가능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