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산업은행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유망 스타트업 다수를 지원하는 풀링투자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정부는 산업토양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시스템반도체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 5월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산업은행도 시스템반도체 대표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딥엑스에 투자를 진행했다. 진행 중인 딥러닝칩 설계 및 소재장비 등 분야 3개사를 포함하면 밸류체인 핵심 스타트업 6개사에 투자하게 된다.
먼저, 데이터센터 등 서버용 AI 반도체 설계기업인 퓨리오사AI에는 총 100억원의 투자를 실행했다. 퓨리오사AI는 딥러닝 알고리듬을 기반으로 신속한 추론이 가능한 고성능·고효율 서버용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이다. 다음달 국내 최초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14나노 공정을 사용한 AI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차세대 5나노 AI칩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 벤처기술금융실은 지난해 퓨리오사AI가 코로나19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브릿지투자 20억원을 실행하기도 했다. 이를 마중물로 퓨리오사AI는 올해 산업은행 추가투자 60억원을 포함, 총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산업은행은 또 반도체 설계자산(IP) 개발 기업인 오픈엣지테크놀로지에 후속투자를 포함해 총 50억원을, AI 반도체 설계 딥엑스에 20억원을 집행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설계를 위한 설계도면인 IP 제품을 팹리스 업체에 공급해 라이선스 요금과 반도체 칩 생산량에 따른 로열티를 수취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딥엑스는 애플에서 수석연구원을 지낸 김녹원 대표가 설립했으며 IoT 기기 작동을 위해 필수적인 모바일 엣지 디바이스용 NPU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범한 '차세대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에서 초저전력 NPU 기술개발 과제의 총괄기관으로 선정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를 시작으로 소재, 장비 분야로 이어질 풀링투자는 우리나라 차세대반도체 경쟁력 확보와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며 "첨단기술을 통해 미래를 이끌어갈 스타트업에 대해 긴 안목으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