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2100여 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2차 사회적 합의'가 결렬됨에 따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일부 택배 배송지연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9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장지동 복합물류센터 앞에서 '사회적합의거부 재벌택배사·우정사업본부 규탄대회'를 열고 "총파업 투표 결과, 92.3% 찬성으로 가결됨에 따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5823명 중 5310명이 투표, 찬성 4901명과 반대 359명으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앞서 전날 정부와 택배 노사는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노조 측은 결렬원인으로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안 적용 시점을 미루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파업 인원은 전체 약 5만명 가운데 21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들은 오전 9시 출근·11시 배송출발 투쟁을 전개한다.

노조는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는 장시간 공짜노동 분류작업에 택배노동자를 내몰아 수십 년 동안 막대한 이익을 얻어왔고 과로사 방지 조치에 시행에 대해 1년 유예를 주장했다"며 "이는 그 시간 동안 저단가 택배를 유지해 물량 확보에 치중하겠다는 것이고 노동자들을 위험에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조차도 자신들의 이윤 창출에 골몰하고 있다"며 "사람이 할 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특히 사회적 합의기구 유관기관인 우정사업본부는 자체적인 연구용역 결과 없이는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내부 논리로 지금까지 단 한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하지도, 분류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문을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해야 할 국가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오히려 사회적 합의기구의 합의 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조는 분류작업 즉시 개선에 이어 단체협약 체결도 촉구했다.

이들은 "택배산업에 노·사 상생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때"라며 "언제 누구라도 대화에 요청하면 피하지 않고 합의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15일과 16일에 예정된 사회적 합의 기구 회의에도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전날 "사회적 합의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택배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소포위탁배달원의 분류작업 개선을 위해 기존 인력(2009명)에 지난해 11월 이후 181명을 추가 투입해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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