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우체국택배 노동자 120여 명이 사측의 사회적 합의 불이행을 지적하며 긴급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은 14일 오후 1시께 여의도우체국 청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거부하는 우정사업본부가 사회적 합의 두출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지금까지 분류비용을 수수료에 포함해 지급해왔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이 매달 받아보는 수수료 지급내역 그 어디에도 분류비용 내역은 찾아볼 수 없다"며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4일 소포위탁 배달원들에 대해 개인별 분류를 시행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개인별 분류시행 시까지는 적정 수수료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분류비용 지급까지 약속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11일, 사측이 지금까지 분류비용을 수수료에 포함해 지급해왔다며 주장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같은 우정사업본부의 행태의 해결없이는 사회적 합의 타결은 없다"며 "우정사업본부의 메시지가 우왕좌왕하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압력이 있는지의 여부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부와 여당이 사회적 합의의 최종 합의를 앞두고 사태를 꼬이게 만든 대국민 사기극의 배후조정자라면 택배노조는 조직의 명운을 걸고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조는 전날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롯데택배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임모(47)씨와 관련해서도 "주 8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을 했음에도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을 받아 왔다"며 "또 다시 우려하던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임모(47)씨의 동료 김모씨는 이 자리에서 "대리점 측에 과로 문제를 경고하고, 물량 조정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았다"며 "이제 다음에는 또 어떤 동료가 쓰러질지 걱정스럽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들은 "실질적인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합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사태해결에 책임지고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오는 15일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가 다시 한번 열릴 전망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회견이 '불법 집회'에 해당한다며 수차례에 걸쳐 노조에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에 흥분한 노조원들 몇몇이 경찰을 향해 달려들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