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가 끝없는 유동성 홍수를 빚어내고 있다. 3300조원을 돌파한 시중통화량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늘고 있으며, 2개월 만에 역대 최대 증가폭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1년 4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중 시중통화량(광의통화·M2)은 계정조정계열·평잔 기준 3363조6775억원으로 전월 대비 50조6000억원(1.5%)이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 2% 성장한 이래 가장 높은 성장률이며, 증가폭으로는 지난 2002년 한은 관련 통계를 편제한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지난 2월 한 달 새 41조8000억원이 늘어난 뒤 2개월 만에 역대 최대 증가폭을 갈아치웠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 등으로 구성된다. 가계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유동성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보편적 지표로 활용된다.
원계열·평잔 기준 M2는 3358조 98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한 것으로 지난 3월(11%)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며, 지난 2009년 2월(1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0% 이상 확대되고 있는 시중통화량의 오름세가 올해 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통화량 증가폭이 계속되고 있는 데에는 '제로금리'의 영향이 크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의 기준 금리를 두 차례(3·5월)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끌어내렸다. 정부도 재난지원금 등 가계 및 정부에 이전하는 금융지원책을 통해 돈을 풀어내기에 바빴다.
모든 경제주체의 통화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기타금융기관 16조9000억원 △기업 15조7000억원 △가계및비영리단체 9조9000억원 등 모든 주체가 늘었는데, 특히 전월대비 증가폭으로는 기업 및 가계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등에 따른 자금유입에서 기인했으며, 가계는 주택자금대출 관련 일부 자금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SK아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가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말 SKIET 공모주 청약에는 청약증거금으로만 80조9017억원이 쌓여 역대 최대 공모금액을 갈아치운 바 있다. 기타금융기관의 겨우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공모주 청약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돼 늘어났다.
금융상품별로는 단기자금은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20조4000억원 늘며 직전월 9조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무려 증가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초단기 공사채형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가 9조8000억원, 2년 미만의 금전신탁이 9조3000억원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