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파워트레인 주력 생산···증권가 "성장률 35% 넘을 것"
'애플카' 부품 위탁 가능성도···"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 기대"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 이하 마그나)이 설립한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이 1일 공식 출범했다. LG전자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기존 VS사업본부와 차량용 헤드램프기업 ZKW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한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부문 삼각편대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LG마그나 설립을 위해 VS(자동차부품)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LG전자가 물적분할을 통해 LG마그나를 신설한 뒤 마그나가 지분 49%를 4억5300만달러(약 5016억원)에 인수하게 된다.
이사회는 지분 비율에 따라 LG전자 측 3인, 마그나 측 2인 등 총 5인을 선임하기로 했다. LG마그나 초대 최고경영자(CEO)에는 LG전자 전장사업본부 그린사업담당 정원석 상무가 선임됐다. 대우자동차 연구원 출신인 정 상무는 LG그룹에 입사한 뒤 LG CNS, LG 시너지팀, LG전자 전장사업 아시아 고객 담당부서, LG 기획팀 등을 거쳤고 2018년말 LG전자 VS 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본사는 LG전자 VS본부의 인포테인먼트와 파워트레인 사업부가 있는 인천캠퍼스에 마련됐다. 차량 충전기, 구동시스템 등 그린사업 부문 임직원 약 1000명과 MC사업본부(스마트폰사업) 소속 임직원 일부가 합작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마그나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터와 인버터, 차내 충전기 등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한다.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 및 제조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친환경차 및 전동화 부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강점이 최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는 LG마그나의 올해 매출이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있다. LG전자가 앞서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합작사의 매출이 내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5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 만큼 2023년에는 합작사의 매출이 1조원대, 2025년에는 2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향후 LG마그나가 '애플카' 생산을 위한 부품을 위탁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플은 2024년 자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인 가운데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CEO가 애플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밝히면서 시장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LG 계열사들이 이미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관계여서 애플이 LG·마그나 합작법인과 손을 잡기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애플인사이더 등 일부 외신에서 애플과 LG마그나가 애플카 초기 생산 물량에 대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LG마그나(파워트레인)로 이어지는 전장 3개 축을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이자 캐시카우로 육성하기 위해 2013년 VS(Vehicle Components Solution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어 2018년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하고 그 이듬해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특히 이들 실적 모두 VS사업본부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에 합산되는 만큼 하반기 VS사업본부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여기에 LG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자동차 부품,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가 협력해 미래 전기차 부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그나 시스템부품에 LG전자의 모터·인버터를 우선적으로 공급함에 따라 유럽·중국 등으로 고객사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부품 시장 성장률(35%)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계열사 LG마그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생태계 형성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LG마그나 매출은 올해 5000억원에서 2023년 1조2000억원으로 예상돼 향후 5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4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