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분양원가 정보 공개 확대가 지체되면서, 공개 시점이 7월 말로 미뤄졌다.
7일 본지가 확인한 결과 SH는 6월부터 분양원가 관련 설계·도급·하도급 내역서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SH는 6월 중으로 공공아파트의 설계·도급 내역서의 경우 과거 준공 단지까지 포함한 최근 10년치를, 하도급 내역서는 앞으로 발주하는 공사의 계약 건부터 공개한다는 방침이었다.
현재 SH는 분양원가 중 택지비, 공사비, 간접비, 그 밖의 비용 등 62개 항목을 공개하지만 이는 부분공개에 불과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부 분양원가 정보 공개로는 분양가가 투명하게 측정됐는지 알기 어려워, 설계·도급 내역서 등을 확인해 크로스체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SH가 분양가를 부풀려 공공분양으로 14년간 3조1000억원의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세부내역 공개를 요구해왔다. 분양원가 정보 공개가 확대되면 '상품'인 주택의 분양가 거품이 줄어 집값 안정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 4월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부동산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SH 아파트의 분양 원가 문제를 삼았다.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물론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SH 아파트의 분양 원가 공개 내역 확대를 공약으로 삼았다.
이에 기존의 분양원가 정보 공개를 거부했던 SH도 설계·도급·하도급 내역서를 공개하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SH 관계자는 "6월에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자료가 미비한 것들이 있어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며 "이달 말 안에는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SH가 분양원가 관련해 정보를 공개를 하겠다고 했을 때도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전달된 것이 아니라서 의심됐다"며 "현재 공개를 안하겠다는 LH보다는 낫지만, 이 또한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