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8월 금통위부터 금리인상 논의"
[일문일답] 이주열 "8월 금통위부터 금리인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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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어렵지만 경제회복세 영향은 제한적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올해 4% 성장 전망 유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박성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 조정 논의 시점을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8월로 가닥 잡았다. 델타변이와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변수에 회복 흐름을 보이던 민간소비와 고용 회복이 불투명해졌지만, 경제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융불균형 해소와 물가안정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는 한은 입장에서는 통화정책 조정 논의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전했다. 전체적인 경제 상황도 함께 고려해 통화정책을 조정해 나가겠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다.
  
이주열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4%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현재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 이후 두 달이 지났다"며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면 다음 회의부터는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이유로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는 당분간이라는 말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통화 불균형'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최근 경제 주체들의 위험 선호가 상승하고 저금리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정책도 제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며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3월 임시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크게 끌어내린데 이어 두달 뒤 열린 금통위에서 또다시 0.5% 인하했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지난해 5월부터 1년2개월 간 유지되면서 자산시장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의 일문일답]


-코로나 확진자수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며 4차 대유행 시작됐고, 델타 외 람다 바이러스도 나오면서 가을 대유행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더라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은 없을지?

△최근 확진자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개선세를 보이던 민간소비가 일정부분 부정적 영향을 받겠지만 정부의 빠른 방역 대책, 백신 접종 확대 계획이 이행되면 확산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정부의 추경효과까지 이어진다고 하면 코로나19 상황이 경기 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는 코로나19 상황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면밀히 파악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고 논의도 있어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해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접종 차질이 소비위축과 내수 등 실물경제에 얼만큼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나? 4% 성장·GDP갭·물가 변동은 어떻게 보는가.

△1차적으로는 소비 회복세가 주춤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올해 성장률은 지난 5월에 전망했던 4%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감염병 전개 상황의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재확산이 성장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대규모 백신 접종이 예정돼 있고, 경제 주체의 감염병에 대한 학습효과도 높아졌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수출과 투자가 경제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있어 이런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확산기, 지난해 겨울철과는 달리 대규모 백신접종이 예정돼 있고, 경제 주체의 감염병에 대한 학습효과도 높아졌다. 정부가 추진중인 계획도 일정부분 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경기의 기조적 회복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GDP 마이너스 갭이 해소될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번 5월 전망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으로 오르겠지만 2%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불균형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금융불균형 문제는 통화정책만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다. 거시건전성도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금융불균형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거시건전성 정책은 일관성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경제 주체들의 위험 선호가 상승하고 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기대가 유지되는 한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은은 상반기 7조원 국채 매입을 추진할 거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하반기에도 국채 매입이 지속될지?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6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매입한 바 있다. 간단히 답을 드린다면 시장금리 변동성을 좀 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고채 단순매입 등 여러가지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 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대상을 놓고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찬반 의견에 대한 총재의 생각이 궁금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모든 재정정책이 그렇지만 재난지원금의 재원도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코로나19 상황이 일년 반 정도 진행되고 있는데 분명히 피해를 입은 계층, 피해가 없는 계층, 더 큰 자산을 축적한 계층이 모두 병존해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을 고려하면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는 피해 입은 계층에 대한 중점 지원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4차 대유행 상황에 금리 인상이 자영업자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단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금리 정상화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일부 취약계층의 상황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경기 회복에도 소상공인, 고용 취약계층 등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부문에 대한 정책 지원은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원 방식은 통화정책보다는 그야말로 타겟팅이 가능한 재정정책의 선별적 조치를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이 조금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상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완화기조를 너무 오래 끌고 간다면 소위 금융불균형 누적에 따른 부작용이 더욱 커지게 되고,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경제의 선성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이 부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강화된다는 전제 하에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상황, 코로나19 상황을 면밀히 보고 판단하겠다.

-한은이 금리를 올릴 경우,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늘 수 있다. 금융지원대출제도를 확대 연장 검토하고 있나?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에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제도와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이 프로그램은 9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고 대출 한도도 거의 소진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서비스 상황이 제한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상황을 점검해서 대출제도 연장 등을 검토하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했다. 총재는 이에 동의하는지.

△최근 주택 시장 상황을 보면 집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요인이 혼재돼 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어 한국은행도 주택가격이 고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택가격 적정성 평가의 가장 대표적인 요인, 임대료 기준, 과거의 장기 평균치와 비교해보면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이 상당히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가격 상승이 부채 증가와 밀접해 있다는 것이다. 저금리의 장기화가 지속되면서 자산가격이 높아지는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지만, 우리의 경우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가 상당히 높은 점은 다른 나라와 대비되는 상황이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통화정책운영 여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통화정책은 거시지표를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경기 회복세, 경기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 정상화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부채와 수익추구 행위가 과도하다는 점이다. 과도한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는 정말 시급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방향도 그 부분을 중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수의 위원들이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 할때라는 뜻을 같이 했다. 코로나19 상황과 취약계층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금리를 올릴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 다만 선별적인 지원이 가능한 재정정책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추경 논의도 어려운 계층에 더욱 많이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엇박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6월 통신보고서에서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당분간 통화정책 유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번 통방문에는 당분간이라는 표현이 없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5월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당분간은 현재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두 달이 지났다. 물론 코로나19 재확산이 되고 있지만 지금의 경기회복세 물가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다음 회의부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 지'를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통화정책 완화 여부를 조정한다는 문구도 들어있어 당분간이라는 표현은 안쓰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고 통신보고서에 이 표현을 넣지 않았다.

-통방문에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한다는 문구가 작년 3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부활했다. 이 표현은 2017년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첫 등장한 이후 인상·인하에 항상 쓰여왔고 특히 2018년 10월에는 이 표현이 나온 이후 한 달만에 기준금리가 인상됐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8월 인상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지.

△타임테이블을 정해놓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8월 인상도 결정하지 않았다. 거듭 말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이런 판단이 맞다면 금리정상화를 늦추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8월달 인상 신호는 코로나19가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달려 있다. 코로나19가 경기회복세를 크게 해치지 않는다면 금리정상화를 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게 금통위 위원들의 생각이다.

-금리 인상으로 금융불균형 해소가 불가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도 계속 통화정책 정상화를 개진해 나갈 것인가?

△금리를 한 두번 올린다고 해서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금융불균형 문제 해소는 한두번의 금리인상으로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갖춰 나간다면 금리는 정상화돼야 한다. 정상화 수준에 이른다면 경제 주체들의 위험추구 행위는 어느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연내에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델타 변이 확산 이후에 이 시기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더 점검해보겠지만 델타 변이 확산은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 따라 소비가 곧바로 회복되고 경제 활동이 원활해진다면 금리 인상은 늦출 수 없다. 예상하는 대로 코로나 상황이 흘러가면 연내 인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 연내에 하겠다고 확정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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