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행 '제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에 관해서는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작년 12월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그 이후 경제가 이러한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향후 회의들에서 진전 정도를 계속 평가할 것"이라며 차기 FOMC 회의에서 구체적인 테이퍼링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작년 12월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자산을 매입하겠다"며 "그 이후 경제가 이러한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미 경제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목표 도달을 위해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월 1천2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는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매입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의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달 800억달러의 미 국채, 400억달러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다만 연준은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으로 설정한 일정 기간 2% 이상의 물가와 완전 고용 목표와 관련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경제가 계속 회복된다면 머지않아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언제 테이퍼링을 시작할지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008년 이후 최대폭인 5.4%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조기에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MBS 매입만이라도 먼저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준 일부에서도 이런 견해에 동조하는 고위 인사들이 늘면서 연말 또는 내년 초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일자리가 680만개 적다는 고용 현실과 델타 변이가 경제 회복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 등이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