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의약품 무역수지가 1998년 이래 사상 첫 흑자를 달성했다. 전체 수출액 9조9648억원 가운데 79.6%를 차지한 완제의약품의 수출이 2019년보다 92.3%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지난해 의약품과 의약외품의 생산·수출·수입 실적을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해 의약품 생산실적은 24조5655억원으로 전년보다 10.1% 증가했다. 수출 실적은 62.5% 늘어 무역수지가 1조3940억원의 흑자였다. 의약품 생산실적은 국내 총생산(GDP) 대비 1.2%, 국내 제조업 총생산 대비 5.1%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의약품 생산실적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9%라며, 국내 제조업 총생산(1.1%)보다 6배 이상 높아 의약품 산업이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생산실적 1조원 이상 업체는 2개소로, 1위는 전년 대비 149.2% 증가한 1조4769억원을 기록한 셀트리온이 차지했다. 한미약품이 2019년과 유사한 1조143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의약품 시장규모는 23조17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으나, 지난 5년간 의약품 시장규모는 1.6%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였다.
의약품 무역수지는 큰 폭의 의약품 수출실적 상승에 힘입어 1조 3940억원을 기록했다. 식약처가 의약품 생산·수출·수입 실적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수출액 9조9648억원 중 79.6%(7조9308억원)에 달하는 완제의약품의 경우 수출액이 2019년 대비 92.3% 증가했다. 의약품 전체 수출액 증가 폭인 62.5%보다 크게 웃돌아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개 제품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주100㎎, 허쥬마주150㎎, 트룩시마주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은 3조9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9% 증가했고, 의약품 전체 생산실적 상승률(10.1%)보다 크게 늘어 의약품 분야 중 가장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전체 수출실적 상위 20품목 중 바이오의약품은 12개였고, 이 중 8개 품목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79.7%를 차지하는 등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수출 품목은 2016년 1개사의 1종에서 지난해 3개사 5종으로 확대됐다.
의약외품 생산 실적은 코로나19 방역물품 생산 증가에 따라 전년보다 124% 증가한 3조7149억원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무역수지도 214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생산업체는 224% 늘어 1239개소, 생산 품목은 83.5% 늘어 5287개로 집계됐다. 마스크 수출 실적은 3399억원(2억8803만달러)으로 2020년 전체 의약외품 수출실적 4561억원(3억8650만달러) 중 74.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로 마스크 수출이 전면 또는 일부 제한됐다가 10월23일 이후 수출제한이 모두 해제됐음에도 높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생산실적 상위 5개 품목군은 마스크, 외용소독제, 치약제, 자양강장변질제, 생리용품 순이었다. 2019년 생산실적 1, 2위였던 치약제와 자양강장변질제를 제치고 2020년에는 마스크와 외용소독제가 1, 2위를 차지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규제과학에 기반한 국제 수준의 의료제품 허가제도를 운영해 국산 의약품·의약외품의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며, 품질이 확보된 우수한 의약품·의약외품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