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거래 시세에 영향"···진입장벽 높아져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서울 강남과 가까워 소위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과 분당에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두 곳 모두 1년 새 평균 아파트값이 급등했는데, 신고가 거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강해짐에 따라 시세가 올라가고 있고, 이 지역들의 '진입장벽' 또한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의하면 경기도 과천시와 성남시 분당구, 두 지역 모두 1년 새 아파트값이 평균 1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기준 과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3억6827만원으로 지난해 6월(12억5220만원) 보다 1억1607만원 올랐다. 분당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086만원으로 지난해(9억1595만원) 보다 1억1491만원 상승했다.
두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신고가 거래' 등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곳 모두 전용면적 84㎡가 20억원 이상에 거래되는 계약이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은 지난 4월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면적 84㎡가 20억5000만원에 매매되며, 첫 20억원대 거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과천 위버필드' 전용면적 84㎡가 21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2억원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당에서는 지난 6월 '백현마을 5단지' 전용면적 84㎡가 19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20억원에 근접하더니, 지난달 '백현마을 2단지' 전용면적 84㎡가 20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지역 내 '전용 84㎡ 첫 20억원대' 거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들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도록 만들면서 높은 호가에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수요자들이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인해 여러 채를 소유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비교적 가장 좋은 입지에 위치한 1채를 소유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수요가 특정 지역에 몰리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편성하고 있고, 양도소득세 강화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의 정책을 펴면서 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1채'를 고르도록 만들었다"며 "서울 강남과 가까운 두 지역, 과천과 분당이 입지 측면에서 수도권 내 상위 지역으로 꼽힘에 따라 이 지역들에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일단 시장에 매물이 부족한 데 더불어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겹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며 "특히 과천, 분당 등 인기 지역에서 높은 호가에 거래가 성사되는 등 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전체적인 시세가 높게 형성됨에 따라 이 지역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높은 호가에 매물이 나와도 충분히 거래가 가능한 고소득자 등이 매매에 나서고, 이들의 거래가 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송 대표는 "수요자들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며 "높은 호가를 감당할 수 있는 이들만이 매수에 나서게 됨에 따라 신고가 거래가 형성되고, 이러한 거래가 시세를 높이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에 다양한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