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맞았다. 일부 상장기업들의 IPO 공모가가 고평가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증시전문가들은 IPO시장의 활황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누적 공모금액은 6조7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조달된 공모자금(5조9355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국내 IPO 시장이 연간 공모자금이 6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같은기간 국내 증시에 입성한 IPO 기업은 65개사로, 최근 3개년 1~7월 평균 상장 기업 수인 46개사를 대비 39.2% 증가한 수준이다. 청약경쟁률도 지난 2분기 1220대 1에서 지난 7월 2046대 1로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최근 상장을 앞둔 일부 기업들에 대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IPO시장은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들어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 10개사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수정 요구는 2015년 한 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모수량을 20%, 공모가는 상단 기준 39% 낮췄다. 크래프톤 역시 신주수량을 20% 줄이고, 공모가도 상단 기준 11% 인하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와 일주일 간격을 두고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4분기로 상장일정을 조정하게 됐다. 이처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이 IPO시장의 변수로 작용하게 됐지만, 증시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IPO 활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케이카, 엘지에너지솔루션, 넷마블네오 등 대형 IPO가 여럿 남아있다"며 "금감원의 이번 개입이 공모가 산정에 있어서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악재로 여겨졌던 수급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우선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기업들 중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만한 대어급 기업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일반적으로 상장예비심사 청구부터 승인 후 증권신고서 제출, 신규 상장까지 5~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올해 연말 대어급 기업들의 등판도 연이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지난해 초 약 30조원 수준이었던 고객예탁금은 현재 65조~70조원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등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지속되고 있다"며 "IPO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기대자금들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IPO 시장의 활황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