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1.8조 순매도···원·달러 환율 10개월 만 1060원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의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 3200선 초반으로 밀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연중 최저점을 또다시 경신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2.24p(0.38%) 내린 3208.38로 하락 마감했다. 지난 5일부터 엿새 연속 내림세다. 전장보다 7.04p(0.22%) 하락한 3213.58에 출발한 지수는 반등한 뒤 오전까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투자주체별로 나흘째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1조8761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8215억원, 542억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매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1209억58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옵션만기일을 맞이한 가운데 외국인이 반도체 매도폭을 확대한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며 "외국계 증권사가 잇달아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CLSA에 이어 모건스탠리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비중 축소를 권고하는 리포트를 내놨다. 이들 증권사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최고점에 도달해 수요를 넘어섰다"는 내용을 골자로 비중 축소 근거를 들었다.
D램 가격 하락 우려 등에 따른 반도체 업황 우려가 부각한 탓에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6989억원, 84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삼성전자(-1.91%)와 SK하이닉스(-4.74%)가 엿새째 떨어지며 연저점을 새로 썼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6.81%)과 전기전자(-1.49%), 종이목재(-1.22%), 유통업(-1.07%), 의약품(-0.87%), 보험(-0.77%), 은행(-0.74%), 철강금속(-0.67%), 제조업(-0.59%), 음식료업(-0.37%) 등이 떨어졌고, 통신업(2.96%), 섬유의복(1.80%), 운수장비(0.96%), 화학(-0.90%), 기계(0.53%) 등 업종은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주는 NAVER(-1.01%)와 삼성바이오로직스(-0.31%), 셀트리온(-0.53%) 등이 하락했다. NAVER는 SK하이닉스와 시총 격차를 8000억원대로 좁혔다. 카카오(2.43%)와 LG화학(3.17%), 삼성SDI(1.87%), 현대차(1.87%), 현대차(0.23%), 기아(4.21%) 등은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404곳, 하락 종목이 452곳이었고, 변동 없는 종목은 62곳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7p(0.21%) 오른 1054.09로 사흘 만에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24p(0.21%) 오른 1054.16에 출발한 뒤 상승폭을 확대하며 오후 12시께 1060선 탈환을 노렸지만, 이후 오름세가 둔화됐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새로 편입된 에코프로비엠(2.25%)과 지주사 에코프로(6.83%), 셀트리온제약(3.39%), 씨젠(1.94%), 에이치엘비(1.99%) 등이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80원 오른 달러당 116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6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0월6일(1161원) 이후 10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전날보다 2.4원 하락한 1154.0원에 출발한 환율은 점차 상승폭을 확대하다 오후 한때 1162원까지 올랐다. 이날 저점(1154원)과 차이는 8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