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시계 다시 도는 삼성···긴장감은 한층 고조
경영시계 다시 도는 삼성···긴장감은 한층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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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일인 1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된 분위기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기점으로 그간 경영 리더십 부재 상황 속에 침체됐었던 분위기를 뒤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중단됐던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최대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중압감이 섞여 있는 긴장감이다.

재계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초격차 지위를 공고히 하고 반도체·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을 직접 방문해 전기차 반도체와 배터리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새판짜기'에 나섰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세워 동남아시아 전기차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로 하는 등 다른 그룹들은 총수가 직접 글로벌 현장을 찾아다니며 그룹 비전을 챙겼다. 그러나 총수 부재 상황에 놓여 있던 삼성은 별다른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출소한 직후 곧바로 서울 서초사옥을 찾았다. 그간 미뤄졌던 주요 경영 사안부터 챙기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이 삼성 뿐 아니라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을 고려한 취지라는 점에서 경영 현장부터 찾은 것이다.

이 부회장이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 달라는 사회적 기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크다. 그간 침묵을 유지해 온 문재인 대통령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을 통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필요한 선택었다는 점을 설명할 정도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삼성으로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들이 TSMC, 인텔, 애플 및 중국의 스마트폰 경쟁자들의 추격과 업황 부진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직후 서초사옥부터 찾은 것은 이처럼 삼성 안팎의 분위기를 숙고해 경영 현안부터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은 행보로 읽혀진다. 

이날 삼성 서초사옥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올해 1월보다도 더욱 고조된 긴장감이 감지됐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취재진의 카메라가 이른 아침부터 가득찼던 정문에는 대부분의 취재진이 빠져나간 늦은 오후가 되어서도 스마트폰으로 언론보도를 살피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임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간 밀린 삼성의 의사결정에 숨통을 틀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왔다.

이날 사내망에는 이 부회장과 관련한 글들이 일부 올라온 것으로 전해진다. 임직원들은 '앞으로 삼성을 잘 이끌어달라'거나 '침체된 삼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로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와 리더십을 기대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삼성그룹의 경영 시계를 다시 돌아가도록 하는 시발점이 됐다.

삼성 안팎에서는 다음주경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가 공식화 된 이후, 각 사업부별 보고 등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만큼 임직원들의 긴장 강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은 이 부회장 가석방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노동 및 시민단체들이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재벌 특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신뢰회복'에 집중하며 정중동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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