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테슬라가 현지시간 19일 오후 5시(한국 시간 20일 오전 9시)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서 'AI(인공지능) 데이'를 개최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대표(CEO)와 테슬라에서 AI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안드레아 카르파티 테슬라 수석 디렉터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2019년 자율주행 데이, 2020년 배터리 데이에 이어 세번째 대형 이벤트라는 점에서 국내 관련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 증시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AI데이로 인해 자율주행의 핵심부품인 카메라칩 업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길지, 또는 로봇 관련 부품사들에게 성장 기회가 생길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18일 부품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AI 주요 분야로 자율주행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번 AI 데이는 제2의 `자율주행 데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의 카메라 전용 자동 조종 보조 운전시스템인 퓨어비전(pure vision) 시스템에는 8대의 카메라와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을 통해 주변 주행 환경을 촬영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주변 차량을 인식한다. 이에 카메라는 자율주행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카메라 관련 국내 카메라 부품주들의 주가적 영향을 줄 정도로까지 기대치가 형성되진 않은 분위기다. 이날 LG이노텍은 전거래일 대비 2.94% 상승한 210,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엠씨넥스 역시 전거래일 대비 1.20% 상승한 46350원에 마감했다. 삼성SDI 주가는 이날 제자리였다. 이외 하이비젼시스템(-8.42%), 옵트론텍(-3.43%) 등 하락한 종목도 상당수다.
작년 9월 개최된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예상과 달리 '소문난 잔치'로 끝났던 전례가 있는데다가, 최근 들어 현대기아차, GM, 포드 등 후발주자들 역시 미래 자동차 육성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테슬라의 미래성장동력 발표가 예전처럼 관심을 독차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이번 테슬라의 AI데이에서 자율차 보다는 로봇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경우 예상외로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차량을 넘어 AI의 다음 단계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IT 업계 및 자동차 업계는 테슬라의 차량을 넘어서는 AI의 다음 단계에 대해 '로봇'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번 행사에는 로봇 관련 학자들 다수가 초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로봇택시 사업 진출을 발표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어 테슬라가 로보틱스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경우, 물류 및 운송산업에서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루프 벤처스의 공동창업자인 진 문스터 애널리스트의 인터뷰를 인용해 "테슬라는 AI를 발판 삼아 배터리 스토리지, HVAC(공기조화기술), 보험, 트럭, 물류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이는 자동차 내에 구축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문 지식을 활용하는 테슬라의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AI 데이에서 테슬라는 직접 설계한 슈퍼컴퓨터 `도조(Dojo)`에 대한 개발 현황을 발표한 이후 이와 연계한 미래 전략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는 미리 발송된 AI 초대장을 통해 "참석자들은 테슬라의 최신 슈퍼컴퓨팅(supercomputing)과 신경 네트워크 교육 발전 과정을 가장 먼저 보게 될 것이다"라며 "또한 기존의 기술을 넘어서는 차세대 AI를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문스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슈퍼컴퓨터는 오토파일럿과 FSD(완전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뉴럴 네트워크를 교육하는데 그간 사용돼 왔다"며 "결국 테슬라의 개발중인 슈퍼컴퓨터 도조가 기존 슈퍼컴퓨터를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중형 증권사 리서치 센터 관계자는 "도조 프로젝트는 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완전자율주행에 가까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이번 AI 데이에서는 궁극적으로 도조프로젝트의 상업화 가능성에 대해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초대장에 자동차 다음의 것에 대해 공개하겠다고 명시한 만큼 로봇산업 진출을 공식화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