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가 나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0.94달러(1.38%) 내린 배럴당 67.42달러를 기록했다. 북해 브렌트유 10월물 역시 1.18달러(1.63%) 하락한 배럴당 71.07달러에 거래됐다.
두 유종 모두 최근 3거래일 연속 오르며 10% 급등한데 따른 차익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가 원유시장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키웠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및 애널리틱스 매니저는 마켓워치에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상황이 시장에 계속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여전히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고, 여행 제한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보고서에서 "델타변이를 둘러싼 위험과 백신 접종 확산이라는 호재를 감안할 때 내년 정상화 이전까지 가다 서다를 반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안다 증권의 에드워드 모야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수출이 크게 줄었고 제트연료 수요가 부진해 유가를 더 끌어 올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카불 공항 폭발 소식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것도 유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카불 응급병원으로 부상자 60여 명이 이송되는 등 사상자도 여럿 나왔다.
이 소식에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한 반면 안전 자산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원유는 달러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통상적으로 가격이 하락한다.
다만 중국과 인도 등지의 확진자 수는 크게 줄어 수요 회복 기대는 살아나고 있다.
멕시코만 지역의 화재로 인해 제기됐던 원유 공급 우려는 다소 해소됐다. 멕시코 국영업체 페멕스는 중단했던 원유시설의 가동을 재개했다며 이미 하루 7만1000배럴의 생산을 회복했으며, 수 시간 내 11만배럴을 추가 복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제금값은 안전선호심리가 부각되면서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0.2%(4.20달러) 상승한 온스당 1795.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