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현대重·카카오페이 상장 앞두고 '명암'
'IPO 대어' 현대重·카카오페이 상장 앞두고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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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공모 흥행···업황·실적 등 호재에 상장 후 주가 긍정적 전망
카카오페이, 당국發 '규제 리스크' 직면···"공모 과정서 투심 악화 우려"
(사진=각 사)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일찍이 주목받은 현대중공업과 카카오페이가 상장에 앞서 희비가 크게 갈린 모습이다. 공모 절차를 마무리한 현대중공업은 역대 6번째 규모 증거금을 모으며 순항했다. 반면 내달 수요예측에 나서는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7~8일 진행한 공모주 일단 청약에서 경쟁률 405.5대1, 56조562억원의 증거금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카카오뱅크(58조3020억원)에 이어 역대 6위 규모다. 이로써 앞서 IPO '대어'로 거론된 크래프톤, 롯데렌탈의 흥행 부진으로 주춤했던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조선 업황 개선 전망과 친환경 선박 등 미래 비전이 공모 흥행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주가 흐름도 긍정적으로 점쳐진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1위 조선사로, 지난해까지 세계 52개국 323개 선주사에 총 2069척을 인도했다. 지난해 매출액 8조3120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상장 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액화천연가스)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선박엔진 등 핵심 기자재를 자체적으로 생산·판매한다는 점은 경쟁사와 차별화"라며 "하반기부터 양호한 이익증가 추세가 전망된다"고 했다. 

상장 주식 수 대비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12% 수준으로 낮은 편인 점도 긍정적이다. 상반기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상한가)에 직행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11.63%)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현대중공업의 다수 호재를 고려하면 주가가 12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가(6만원) 대비 두 배 높다. 

이에 반해 내달 공모를 앞둔 카카오페이는 돌연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조짐에 울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 핀테크 업체가 하는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행위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판단,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금융상품을 중개하는 금융플랫폼은 금융소비자보호법 대상이 되기에 금융회사처럼 금융위에 등록·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공모금액 1조200억원으로 하반기 '최대어'인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며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공모가를 기존 6만3000원~9만6000원에서 6만~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번 당국발(發) 규제 악재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에 카카오페이가 또다시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예정대로 공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자체적으로 혹은 자회사를 통해 필요한 라이선스를 획득해 제도적 요건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도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이 우세하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경우 금소법을 준수하기 위한 준비를 6개월 전부터 해 온 상황으로, 증권, 보험, 대출 중개에 관한 인허가를 득한 상태"라며 "플랫폼 상 금융소비자가 명확히 인지하도록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를 개편하고 고지한다면 사업을 영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당국의 규제 조짐이 카카오페이 공모 과정에서 투자심리 냉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는 제기된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매출 2844억원 가운데 금융 서비스 매출은 644억원으로 22.6%를 점유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지라도, 상장 전 밸류에이션을 논하는 과정에서 의문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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