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들 경우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폭넓게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 "추가적인 점검과 논의를 거쳐 보완한 후 관리방안을 다음달 중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홍 부총리를 포함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거시경제·통화·금융당국 기관장이 모두 참석한 회의는 7개월 만이다.
이날 회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사, 중국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과 가계부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홍 부총리는 최근의 한국 경제·금융상황에 대해 코로나19 4차확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회복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거시·재정금융정책들이 실물경제의 회복과 취약부문 지원을 위해 적극 작동되도록 하는 한편, 그동안 누적된 금융불균형에 따른 부작용 완화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10월 집단면역 형성 모멘텀을 계기로 방역과 민생이 함께 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방향성 점검, 위기대응 과정에서의 한시적 조치 정상화 가능성과 방향 등에 대한 모색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는 가계부채, 대내외 리스크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갔다.
특히 가계부채 리스크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확대된 유동성 등으로 빠르게 증가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통인식 아래 관리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병목 해소 지연 가능성은 물론 최근 미국 부채한도 협상 및 테이퍼링 경계감 등에 따라 국내외 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대외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회색코뿔소(gray rhino)'와 같은 위험요인들은 확실하고 선제적으로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또 "대내적으로도 불균등 회복에 따른 격차확대, 취약계층 및 한계기업 기초체력 약화, 부동산·가계부채 등 유동성 확대에 따른 문제가 경제회복 과정을 불안정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