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보다 공포' 中 전력대란, 세계 인플레 기폭제되나
'헝다 보다 공포' 中 전력대란, 세계 인플레 기폭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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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광둥 등 동해 밸트 가동 중단
광둥 전기료 25% 인상···유럽에도 '여파'
폐쇄된 광둥성 둥관시 공장앞을 걸어가는 중국인 노동자. (사진=연합뉴스)
폐쇄된 광둥성 둥관시 공장앞을 걸어가는 중국인 노동자.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중국의 전력난으로 인해 원자재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대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팬데믹 이후 줄어들었던 소비가 다시 늘어나면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으로도 주문이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석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중국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로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들은 전력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필수 부품 가격까지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속도도 한층 빨라지게 된다.

3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력대란이 확산되면서 지난달 저장과 광둥 등 동해 밸트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번 전력대란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전환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동남아 공장의 셧다운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폭증한데다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전력난이 일파만파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경절 연휴 이후 계절적 전력 수요가 감소하고 발전소 보조금 확대 등 정책 대응으로 전력 부족 사태는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와 불안정한 수급으로 전력대란이 중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건은 석탄 수급이다. 중국의 지방 정부는 2016년 이후 석탄생산량은 6억톤(t) 가량 감축했고, 중국과 호주간 마찰로 전체 수입의 26%나 차지하는 호주산 석탄 수입이 금지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동절기에 대비해 에너지 대책을 제시하면서 석탄 생산 및 수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내몽고와 닝샤, 상하이 지방정부의 전기 요금 인상을 허용했다.

다만 이같은 정책이 전력난을 해소하는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시진핑 지도부의 친환경 정책에서 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석탄 생산량 증설과 해외수입 확대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중국의 전력난은 호주와의 외교 갈등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해외로부터의 석탄 공급을 정상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화력 발전은 중국 전체 전력 공급의 68%를 차지하는데, 중국 중앙정부가 연간 5,000만 톤에 달하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면서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자국 석탄 생산량은 더디게 느는 반면, 전력 수요 급증으로 석탄 가격도 톤당 1,086위안(약 20만 원)으로 연초보다 56%나 올랐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국민 일상과 산업 전반이 마비돼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지침인 셈이다.

미국 텍사스주 퍼미언분지에 있는 천연가스 시설. (사진=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퍼미언분지에 있는 천연가스 시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전력난은 중국 경기의 경착륙을 가중시키고 동절기 전력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4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 헝다그룹 사태로 인한 부동산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 상황에서 생산 지표까지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아울러 중국의 전력난이 반도체와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세계적 반도체 공급난을 한층 심화시킬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자동차 업계 등에 타격이 더 커지게 된 셈이다.

한편 중국의 전력난은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 인상도 부추기고 있다.

이미 중국내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성은 전력 사용량 피크 시간대에 전기요금을 25% 인상했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내에서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석탄 가격이 오른 데다, 기후변화와 생산부진 등이 천연가스 가격도 끌어올렸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천연가스 가격 인상이 궁극적으로 유럽의 산업용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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