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지난 5년여간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 원인으로 갭투자를 지목하고 규제했으나, 오히려 더 늘어난 것이다.
3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서울시 자금조달계획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시 매수건 대비 갭투자(보증금 승계 후 임대) 비율이 매년 증가했다.
갭투자 비율은 2017년 9월 14.3%에서 2018년 1월 들어 33.1%로 올라섰다. 지난 2019년 2월 13.7%까지 줄었으나, 그해 11월 32.4%로 다시 치솟았다. 지난해에도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 12월에 38.4%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7월 현재까지 40%대로 집계 중이다.
다만 2017년 8.2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9월 갭투자 비율은 14.3%에 그쳤다. 2018년 9.13 부동산대책 후에도 10월 갭투자 비율은 19.9%로 직전(30.9%)보다 10%포인트(p) 이상 줄었다. 2019년 12·16 대책 발표 전후로도 11월 32.4%에서 2020년 1월 25.3%로 감소했다.
하지만 대책에 따른 갭투자 위축 효과는 단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책 발표 이후 몇 개월 내에 다시 갭투자 비율이 이전 수치를 회복하거나 넘어선 것이다.
정부의 집중 관리 대상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4구 갭투자 비율은 2017년 9월 21.4%에서 2018년 1월 48.3%까지 치솟았다. 대책 발표로 '반짝' 하락했으나, 2019년 7월 43.3%, 020년 6월 44.7%, 2021년 7월 44.9%로 등 40%대 이상으로 복귀했다.
김상훈 의원은 "문 정부 5년간 갭투자를 잡겠다고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국민을 불편하게 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고 최근엔 더 증가했다. 5년간 헛심만 쓴 셈"이라며 "실수요와 투기를 동일시하면서 현장을 외면하고, 어설픈 정책실험에 국민의 고통만 배가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