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소비자금융 단계적 철수에 반대한다며 총파업을 불사하는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씨티은행의 무책임한 소비자금융 졸속 청산 결정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4월 소비자금융 철수 발 이후 수 개월에 걸친 복수의 인수의향자들과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헛심만 썼을 뿐 아니라 고객 보호와 고용 안정을 위한 노력은 시늉만 내고 있다"며 "결국 가장 손쉬운 방법인 청산을 선택했다"며 비판했다.
진 노조위원장은 희망퇴직 시행안에 합의했지만, 합의 직후 1시간만에 이사회에서 청산을 결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지난 22일 오후 4시 희망퇴직 시행안에 대해 합의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내하면서까지 직장을 지키겠다는 노조의 결연한 의지였지만 이사회에서 청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산은 이번에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는 직원까지 언젠가 모두 실업사태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며 "2500명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이 모두 거리로 내몰려야 끝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패 원인으로 매각 방식을 거론했다. 진 노조위원장은 "씨티은행 매각이 실패한 원인은 씨티그룹의 조급함과, 한꺼번에 손을 터는 매각 방식 때문"이라며 "씨티 브랜드와 지분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수십곳에 나눠 매각하는 우리금융지주 방식의 희망수량 경쟁입찰로 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27일 정례회의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가 은행법 제55조제1항의 폐업 인가 대상인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진 위원장은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청산은 명백한 금융위 인가 대상"이라며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노조는 총파업을 비롯한 동원 가능한 강도 높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