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명예회장님 정신 새기면서 의지 모아 함께 미래 만들자"
[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롯데그룹이 창업주인 고(故) 상전(象殿) 신격호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도전 디엔에이(DNA)를 잇겠다고 다짐했다. 1일 롯데제주에 따르면, 신격호 창업주의 도전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상전 신격호 기념관과 흉상을 마련했고, 이날 오전 기념행사를 열었다.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과 기념행사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신격호 명예회장님께서는 대한민국이 부강해지고 우리 국민이 잘 살아야 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사회와 이웃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하셨다"면서 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봤다.
신 회장은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가는 길에, 명예회장님께서 몸소 실천하신 도전과 열정 DNA는 더없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명예회장님의 정신을 깊이 새기면서, 모두의 의지를 모아 미래의 롯데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롯데월드타워 1층에 전시된 흉상은 좌대 포함 높이 185㎝로 제작됐다. 흉상 제작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과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대형 인체조각으로 널리 알려진 김영원이 맡았다. 흉상 뒤엔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는 강병인 서예가의 글씨를 새겼다.
롯데월드타워 5층에 약 680㎡ 규모로 만든 상전 신격호 기념관을 찾으면 신격호 창업주가 일궈낸 롯데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초기 그의 집무실도 재현했다. 집무실엔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리를 추구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거화취실(去華就實)'과 한국 농촌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 걸려있다. 그의 소박한 성품과 모국에 대한 사랑을 담아낸 셈이다.
신격호 창업주가 신고 현장을 누볐던 낡은 구두와 돋보기, 안경집, 펜과 수첩, 명함과 파이프 담뱃대, 즐겨보던 책, 롯데제과의 첫 껌인 '쿨민트', 롯데백화점 초기 구상, 롯데월드타워 기록지 등도 전시됐다. 그밖에 그의 현장 경영 모습이 담긴 사진, 롯데가 제작했던 광고, 사사와 사보를 열람할 수 있다. 온라인 기념관도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는 신격호 창업주 탄생 100주년 당일(11월3일),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를 선보이고 여러 가지 행사를 연다. 롯데벤처스는 신격호 창업주의 도전 정신을 잇기 위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3개 스타트업에서 총 5억원 규모 지원금을 수여하는 행사가 3일 열린다. 롯데벤처스는 최대 25억원 규모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같은 날 사단법인 한국유통학회는 제3회 상전유통학술상 시상식을 열고, 유통산업 발전에 공헌한 학자들에게 상금을 건넨다. 롯데그룹이 후원을 맡은 상전유통학술상은 한국 유통산업의 선구자인 신격호 창업주의 공적을 기리고, 우수한 유통학 연구자 발굴·양성을 위해 2019년 12월 제정됐다.
롯데장학재단은 간호사 자녀 110명에게 총 1억2000만원 규모 나라사랑 장학금을 수여한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간호사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도 신격호 창업주의 꿈과 도전, 열정을 기리는 음악회를 연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음악회에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신격호 진혼곡'(조은화 작곡)을 연주하고, 신영옥 소프라노와 선우예권 피아니스트가 공연할 예정이다.
음악회를 통해 헌정 영상을 보여준다. 경남 울주군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소년이 자산 100조원 대기업을 일궈내는 과정을 표현한 헌정 영상의 음악은 신격호 창업주가 즐겨 부른 것으로 알려진 가곡 '사월의 노래'를 가수 김현철이 편곡했다. 홍수환 전 WBA 챔피언, 조상연 프로바둑기사(7단), 권성원 차의과학대학교 석좌교수, 박영길 롯데자이언츠 초대감독 등이 신격호 창업주와 추억을 들려주는 인터뷰 영상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