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정부가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대형항공사(FSC)의 민항 화물기를 활용한 요소수 수송을 추진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일정과 전세기 운항 가능 여부, 운용 가능한 화물기 현황을 파악하는 등 항공사와의 사전 협의를 시작했다.
이번 주 호주에서 요소수 2만ℓ를 군용기로 긴급 수송해 오지만 향후 수입 물량이 확대되면 군용기 수송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항기 투입 방안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요소수나 원료인 요소를 수입할 수 있는 국가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러시아, 미국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이들 국가 대상 화물 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수입이 결정되면 신속히 수송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민항 화물기는 군용기보다 용량이 크고, 상대국의 영공 통과 허가도 받을 필요가 없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화물기 B747과 B777F는 각각 최대 화물 용량이 100톤(t), 86t으로 47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보다 크다.
다만 민항기 공급 가능 여부는 불투명하다. 해운 물류대란으로 인해 현재 양대항공사의 화물량이 급증한 데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100% 투입하고 있을 정도로 기재 운용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높은 항공 화물 운임도 요소수 항공 수입을 어렵게 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1㎏당 9.94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항공 화물은 보통 반도체 등 무게당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들이다. 요소수를 항공기로 수송한다면 추가 운임이 부과되고, 이는 국내 요소수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화물 노선 일정 확인 요청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최대한 가능한대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