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관 터져 승강기 중단까지···'주민 피해'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에서 부실시공이 의심되는 상황이 나타나, LH가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LH는 해당 하자에 대해 긴급 보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각 층 복도 천장의 배관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11일 LH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의 A단지는 2019년 5월 준공, 같은 년도 8월 LH에 매입돼 현재 임대주택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초 입주는 2020년 7월 이뤄졌다.
그런데 해당 매입임대주택에서 최근 온수관이 터지는 사고가 있었다. 입주민에 따르면 지난 8일 건물 10층의 온수관이 터졌고, 이로 인해 천장 타일이 떨어졌다. 또한 10층뿐 아니라 밑의 다른 층 천장 타일도 떨어지거나, 천장에 곰팡이가 스는 현상도 나타났다.
실제로 기자가 해당 건물을 방문해보니 온수관이 터진 10층은 타일이 대부분 떨어져 있었고, 다른 층 천장 곳곳에도 녹슨 것처럼 변색된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온수관이 터진 당일에는 심지어 승강기에도 물이 흘러 내렸고, 수리를 거치고 운행을 재개했지만 운행 중 갑자기 멈춰 주민이 갇히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 등으로 현재 두 대의 승강기 중 한 대만 운행 중이었다.
LH 신혼부부 매입임대제도를 통해 해당 건물에 입주한 B씨는 "새 건물인데도 온수관이 터지거나, 다른 층 복도 천장까지 뜯기고 갈라지는 등 부실공사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해당 건물이 부실한 설계, 시공으로 지어졌으며 LH가 매입 당시 철저하게 점검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온수관이 터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 시공했기 때문에 승강기 등에까지 누수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LH 임대아파트에서 유독 하자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점검이 더 철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LH는 사고 이후 긴급 보수가 이뤄졌으며, 현재 사고 원인 분석과 점검 등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누수 사고의 원인은 분석 중이며 긴급 보수를 통해 입주민들은 현재 원활히 온수를 사용하고 있다"며 "10층에서 누수 사고가 있었으나 승강로 등을 통해 다른 층에도 누수가 전이된 것으로 추정되며, 각 층 복도 천장의 배관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자 보수는 관리사무소에서 초동 대처 후, 시공사를 통해 긴급 보수했으며 LH-관리사무소-시공사가 유기적으로 하자사항을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하자가 발생하자, 매입 당시 LH의 점검이 제대로 시행됐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매입임대주택은 현장실태조사 및 외부위원이 포함된 심의절차를 통해 주택품질 등을 고려해 매입을 결정하고 있으며 중대하자, 불법사항 등이 있는 건물은 매입하고 있지 않다"며 "해당 주택은 매입 당시 기준점을 넘겼으며, 세부 점수는 규정상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