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내년 국내 채권 투자 성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비적 투자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투자협회가 2일 온라인 웹세미나 방식으로 개최한 '2022년 국내외 채권시장 전망과 투자전략 모색' 채권 포럼에서 나온 진단이다.
이날 포럼에서 '2022년 국내 채권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발표한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인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회 인상하면서 내년 국내 채권금리는 완만한 상승 국면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정책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새로운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에 따라 채권 투자 측면에서는 채권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 하락이 부진한 투자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년까지는 채권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수비적 투자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내년 해외채권시장 전망과 투자전력을 발표한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물가뿐만 아니라 펀더멘털 회복 기조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만큼, 미국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종료되더라도 안정적인 경제성장 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해서 시장의 예상보다는 더딘 속도로 금리 정상화 조치를 취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물가 수준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지만,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는 공급망 이슈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라 긴축정책의 실효성은 낮아, 내년 상반기 중에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고용회복 지연과 임금상승 둔화, 실질 구매력이 하락하는 가운데 11월 중간 선거 때문에 재정 지원도 쉽지 않은 시기"라며 "경기회복과 금리인상 모두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미국 국채금리는 N자 형태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보다 느슨한 선진국의 통화정책 전환이 신흥국 채권시장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유럽은 매파적 스탠스를 보여왔던 독일 분데스방크 바이트만 총재의 사임으로 ECB(유럽중앙은행) 역시 더욱 완화적 정책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