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내년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외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4~5%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인 만큼 대출 한파에 따른 서민·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 위원장은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가계대출 관리시 중저신용자·정책서민 대출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인데, 사실상 총량 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고승범 금융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가계대출 목표치 관리시 중저신용자 공급액 예외 가능한가?
△내년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시에 중저신용자·정책서민에 대해 인센티브 부여할 거라 말씀드렸고 사실상 총량 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총량 관리 과정에서 정책서민금융사품 취급이 위축돼서는 절대로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구체적 인센티브 적용 등은 금융권과 협의를 거쳐 12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2022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4~5% 수준으로 관리하면 실수요자 불편 초래 등 다소 무리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가계대출 급증하고 GDP 대비 부채비율이 100%를 넘었다. 금융불균형 누적 등을 보면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래서 2020, 2021년 2개년도는 코로나 대응하며 큰 폭으로 확대된 가계부채 문제가 발생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단계적 정상화하는 게 목표다. 4~5%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유연하게 할 예정이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물가성장률, 금융·자산시장 동향 등 종합적으로 보면서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또 실수요자 불편에 대해선 당연히 대응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정책서민금융에 대해 최대한 인센티브 제공하겠다고 했고, 대출 중단이 없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
-내년에 체계적 시스템 관리로 단계적 전환한다는 것은 대출총량 관리를 중단하겠다는 뜻인가?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내년 1월, 7월에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내년도 부동산시장 상황 등 여러 변수가 있고 그걸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차주단위가 확대되면 상환능력 만큼 빌리는 관행이 정착될 거고, 그러면 가계대출 증가세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총량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고, 당분간 지속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내년도에는 차주단위 DSR 규제 등 체계적 시스템 관리가 시행되기 때문에 총량 관리를 하더라도 금년보다는 훨씬 유연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오미크론 변수 등 고려하면 경제 상하방리스크 우려되는데, 대출총량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나?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4~5% 수준에서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 실물경제 동향 봐가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하니까 1·2금융권 금리역전 현상 등 부작용 나타나고 있다. 해결 방법은?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고 금리 상승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자금 애로 문제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금리와 관련해선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고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과정에서 일시적 마찰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했다고 본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같이 대출금리 산정체계나 운영현황, 예대금리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
-올해 총량규제 6%대로 밀리고 전세대출규제는 총량규제에서 제외했다. 선거 앞두고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닌가?
△7월부터 총량 관리를 강화했다. 특단의 대응을 하면서 가계부채 억제 추진했다. 기준금리도 인상되고, 가계대출 증가율 지속 하락해왔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하면서 실수요자 피해 최소화하겠단 얘기는 처음부터 했다. 다양한 노력을 했고, 전세대출 총량 제외도 이런 맥락에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금리대출 목표치 미달 가능성 있는데, 대응 방안은?
△지난 5월 중저신용자 확대 계획은 인터넷은행들이 낸 사업계획을 토대로 자발적으로 마련한 거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계획에 따라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획재정부와 공매도 재개 시기를 논의한 적 있나?
△공매도 부분 재개는 시장에서 잘 안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공매도 전면 재개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다. 다만 공매도 재개 금지 효과나 시장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 추후 공매도 재개 방법, 시기 등은 앞으로 검토를 할 것이다. 기재부와 공매도 시기를 아직 논의하지는 않았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DSR에 포함되나?
△리스크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차주단위 DSR이란 변화 예정돼 있어서 당분간 현행대로 할 것이다.
-금융지주사 배당성향 제한 계획은?
△코로나19 대응 자본관리 권고는 이미 종료됐다. 다만, 배당 결정 시 글로벌 불안요인, 대내외 환경 등에 대해서 건전성 측면에서 보면서 은행들이 대응 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와 관련해 은행법 개정을 검토한다고 했다. 어디까지 진행됐나?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있고, 법률전문가 등의 의견도 들으면서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 제도 개선 필요성 여부를 신중하게 보겠다.
-사모펀드 징계 관련해 제재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모펀드 제재 안건은 쟁점별로 분리해 처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쟁점별로 분리하니까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서는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해서 속도감 있게 결론을 낼 예정이다. 11월에도 라임펀드 증권사 제재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의무 마련 위반에 대해서는 사법적 판단에 대한 법리 검토와 관련 안건 비교·심의하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 객관적, 공정한 제재가 이뤄지도록 할 거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관련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전금법이 조속히 통과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국회에서 결국 통과가 안됐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나 청산 관련 이슈에 있어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국회와 협의하겠다.
-가상자산감독검사 인력은 충분한가?
△전문인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고 다양한 방법 통해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직원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과세 유예 혼란 등에 대해서는 FIU 통해 입법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
-금융위 개편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나왔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국회에서 금융행정체계 관련한 다양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비단 이번에만 그런 게 아니고 19대, 20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내용들이 발의됐다. 지금은 코로나19 위기 지속, 금융불균형 등 현안이 많아 현안 해결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