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10조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이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에 1500억원 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기안기금 2호 지원 대상이었던 제주항공의 유동성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기안기금으로부터 321억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기안기금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제42차 기금운용심의회를 개최하고 제주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 안건 등을 의결했다.
추가 지원 규모는 1500억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자금이다. 운영자금 대출 1200억원(80%)과 영구 전환사채(CB) 인수 300억원(20%) 등으로 이뤄졌다.
제주항공은 이번 추가 지원에 앞서 대주주 AK홀딩스가 참여하는 유상증자 및 인건비 절감 등의 자구노력을 완료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8월(1506억원)과 11월(2066억원) 두 차례에 걸쳐 총 35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추가 지원 이후 제주항공은 특별약정에 따라 △고용유지 △경영개선 노력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의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특히, 올해 5월 1일 기준 근로자수를 최대한 유지하되, 최소 90%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 또 자금지원 기간 중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 금지, 자사주 매입 금지, 고소득 임직원 연봉 동결, 계열사 지원 금지 등의 의무가 부여된다.
지난해 5월 출범한 기안기금은 제주항공 외에도 아시아나항공 3000억원, 기간산업 협력업체(119개) 3161억원 등 총 798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기안기금 운영 규모가 10조인 점을 고려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이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기업 보호를 명목으로 출범한 기안기금이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기금운용심의회 측은 기안기금은 유사시 시장안정판 역할을 하는 기금으로, 기업들의 불필요한 지원 신청을 줄여 대응 여력을 남겨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