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1인당 평균 3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임금근로자의 4배 수준이다. 소득 개선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서비스업 부진 등이 이어져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 후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자영업자의 대출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2% 늘었다.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1분기 10%에서 올해 1분기 18.8%까지 꾸준히 확대됐으며 3분기에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증가율(3분기 10.0%)도 크게 웃돌았다.
3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은 평균 3억5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9000만원)의 4배에 육박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12.7%) △숙박음식(11.8%) △여가서비스(20.1%)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득분위별로는 중·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늘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금융 기관의 대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 등의 비자영업자보다 대출규모가 크고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반면, 소득은 코로나19 이후 임금근로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고, 현재에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등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이 69.3%를 차지했다. 이는 비자영업자(55.7%)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환금성이 낮은 주택외 부동산담보대출 비중(29.0%)이 비자영업자(11.7%)의 2.5배 수준에 달하는 등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은 부동산 가격 조정·하락에 따라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부채구조는 일시상환대출 비중(45.6%)과 만기 1년 이내 대출 비중(69.8%, 개인사업자대출 기준)이 높아 차환 리스크가 큰 것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 3월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원리금 상환유예 등의 조치가 끝날 경우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2%p 오른 41.3%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DSR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중에서도 여가서비스(56.1%, 3.3%p)와 개인서비스(65.9%, 3.7%p)의 상승폭이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의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 "관계당국·금융기관 등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