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기반한 7C 정신으로 제주항공이 항공업계의 'New Standard'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속 도전을 계속합시다."
이는 지난해 초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비용항공사(LCC)업계 위기가 고조됐던 당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누누이 강조했던 말이다.
7C란 제주항공의 고유 코드명으로, △위기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Confident) △개인과 조직의 기본 실력과 역량(Competent) △강한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의 가치 인식(Connected) △동료를 존중하고 배려(Cooperative) △회사의 장기비젼에 입각한 일관성 있는 추진력(Consistent) △뉴노멀 시대에 부합한 유연성과 창의성(Creative)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선제적 대응을 통한 경쟁우위 전략(Customer-oriented)의 뜻을 담고 있다.
그가 생존과 성장을 위해 추진한 대표적인 전략은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효율성과 저비용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국내선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처음으로 국내선 프리미엄 좌석 '비즈라이트(Biz-Lite)'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일부 국제선에서 운영 중이던 비즈라이트 서비스를 국내선으로 확대해 올해 6월부터 김포~제주노선에 하루 8편씩 운영 중이다. 일반석항공기 복도를 중심으로 기존 '3X3' 형태의 좌석배열을 '2X2' 형태로 바꿔 좌석간격을 42인치로 넓힌 것이다.
또 날짜의 제약을 받지 않아 유효기간 동안 누구든 원하는 날짜에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모바일 선물 항공권인 '기프티켓'도 출시한 데 이어 홈페이지에서 여행자보험을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접점을 만들기 위해 추진한 기내식 카페 '여행맛'을 3호점까지 개장하는 성과도 보였다.
사업 부문에서는 국내선 네트워크 확장을 활용한 화물사업이 꼽힌다. 제주~김포 노선에 이어 제주~대구 노선에서 하루 1편씩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수송하고 있다. 하루 최대 1000kg 정도의 물량을 수송하는 것으로, LCC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 신선식품 운송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경영활동도 꾸준히 했다. 생명다양성재단과 제주 해양생태계의 지표종이자 국제보호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약을 체결키도 했으며 여행객들에 환경 친화적인 여행을 제안하는 '그린 트래블러'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 입어 제주항공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통합 등급평가에서 B+등급을 획득했다. 국제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ESG 경영과 7C 정신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는 등 양호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 받은 셈이다.
김 대표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및 Syracuse University MBA를 졸업했다.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전무)으로 근무하는 등 30년 경력의 항공 분야 기획·재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보여 준 김 대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넘어 LCC 리더로서의 역량을 앞으로도 잘 발휘할 수 있을지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