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100일 단식농성·18일 서울 차량 상경 투쟁 예고
사측 "사회적합의 모범적 이행 중···노조 근거없는 왜곡"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 소속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의 전면총파업이 15일째 지속되고 있다.
특수가 몰리는 설 명절기간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실상 전국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노사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택배노조는 11일 오후 1시 서울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주면 사실상 설 특수기에 돌입하게 되는데도 CJ대한통운은 아무런 대책도 발표하지 않는데다 노조와의 대화 요구도 묵살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기구를 주도한 정부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택배요금 인상은 국민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고 처우를 개선하라고 허용해 준 것이지 CJ대한통운의 이윤을 위해 허용된 것이 아니다"라며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돈벌이는 단순 노사문제가 아닌 사회적합의 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600여 명에 달하는 화주들로부터 '택배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요금인상을 허용했는데 과도한 요금인상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호소문을 전달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파업으로 인해 쌓이고 있는 택배물량은 하루 기준 4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 한진, 로젠, 우체국 등으로 넘어가면서 경기권과 영남권 등에서는 물량 폭증으로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를 호소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택배 접수 중단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노조는 "이번 주 내에 파업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현재 CJ대한통운 파업물량에 설 특수기 물량까지 더해져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가 다시 발생하고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CJ대한통운과 정부에게 대화와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최근 분류작업 문제에 대해 불시점검을 실시하겠다는 국토교통부와 관련해서는 "CJ대한통운 김해지사에서 나온 아래의 공지를 보면 '분류일 절대 하지마라' 등 눈가림 대책을 시행 중"이라며 "정부 또한 눈가리고 아웅 하는 점검을 통해 CJ대한통운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은 "파업이 이번 주를 넘어가게 된다면 택배노조는 전 조합원 상경투쟁과 서울 전역 차량시위 등 끝장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며 총력투쟁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14일부터 100인 단식농성에 돌입하는가 하면 총파업 지속 시 18일 전 조합원들을 모아 서울 차량 상경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청화대에서 광화문 광장을 지나 CJ대한통운 본사까지 행진하며 5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CJ대한통운은 이 같은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여전히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일방적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수석부의장 이학영)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택배사, 과로사대책위, 정부 등 사회적합의 참여주체들이 참여하는 이행점검 회의를 신속하게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토부는 각 택배사 터미널별로 '사회적 합의' 이행 상황에 대한 실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주 부터는 민간전문가를 포함하여 국토부, 고용부, 공정위가 참여하는 부처합동 조사단이 불시점검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전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정부의 점검 결과가 나오는 곧바로 이행점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학영 민생연석회의 수석부의장은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총파업이 장기화되는 만큼 정부와 CJ대한통운은 설명절 물류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며 택배 노조 역시 사회적 합의 정신으로 끝까지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며 "어렵게 도출한 사회적합의와 연대 정신이 지켜질 수 있도록 철저하고 신속한 이행점검을 통해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