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유주택 오르면 고령자 은퇴확률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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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10% 상승시 경제활동률 1.8%p↓
"고령층 노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고령자들은 보유한 주택의 가치가 커질수록 경제활동을 줄이고, 빠르게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예상한 수준을 웃돌 경우 변화의 폭은 더욱 확대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에 달하는 만큼, 자산효과와 노동시장 간 민감도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9일 발간한 'BOK경제연구'에 실린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공급과 은퇴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동안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의 높은 부동산 비중 및 고령가구 주택소유율 등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 상승이 고령자 노동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자의 경제참가활동률(34.1%) 및 실질은퇴연령(72세)이 주요 OECD국가 대비 매우 높기 때문에 고령자의 노동공급 변화는 우리나라 주요 경제 이슈 중 하나로 꼽힌다.

분석 결과, 보유주택의 자산가치가 10% 상승할 때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8%p, 근로시간(18.4시간)은 6.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반대로 은퇴확률(65.7%)은 1.3%p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6~2018년 기준 55~70세 고령자 3664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주택가격 및 노동공급상황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이는 주택 자산가치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령층의 노후는 부동산 경기 변동과 연관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종우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실 과장은 "우리나라 고령층은 금융 자산의 비중이 높은 타국의 고령층 대비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매우 높아 주택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에 따른 영향은 성별, 연령대, 근로 형태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우선 남성 근로자는 여성 근로자보다 주택자산 증가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의 폭이 더욱 컸다. 이는 고령자 중 가구주가 남성이 많고, 경제활동참가율도 더욱 높아 자산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아울러 실질은퇴연령인 72세에 가까워질수록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금근로자 및 자영업자 중에서는 임금근로자의 노동감소 효과가 더욱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산가치의 변화가 크면 클수록 고령자들의 노동시장 이탈률은 더욱 두드러졌다. 주택가격이 과거 3년간의 가격 추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예상 수준보다 10%p 더 상승할 경우,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근로시간은 각각 6.5%p, 6.4% 하락했으며 은퇴확률은 4.8% 상승했다. 이에 반해 주택가격이 예상한 수준 만큼 상승하는 경우에는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지 못했다.

정 과장은 "부동산 경기 안정, 가계의 보유자산 다양성 확대 등을 통해 가계 보유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고령층의 노동공급도 비교적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으므로, 고령층 노동수요와 공급 간 매칭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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