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고유가 공포에 금융시장 '휘청 휘청'···주식↓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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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1%대 하락···환율 9.9원↑ '22개월來 최고'
外人·기관, 양 시장서 사흘째 '팔자'···스태그플래이션 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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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크게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1%대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는 데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경기 침체) 우려가 나타나면서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는 극에 달하고 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28.91p(1.09%) 내린 2622.40으로 사흘 연속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일보다 33.98p(1.28%) 내린 2617.33에 출발한 뒤 오전 한때 낙폭을 줄이면서 2640선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하락세가 두드러지며 1%대 급락 마감했다. 이날 기록한 종가는 지난 1월27일(2614.49) 이후 한 달 반 만에 최저치다.

투자주체별로 사흘 연속 '팔자'를 외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65억원, 2927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7321억원어치 사들이며 이들의 물량을 받아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3835억59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가 악화일로를 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유 수급 불안 우려에 전날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러한 중에 물가는 치솟으면서 경제 성장은 둔화하는 스태그플래이션 우려가 부각하며 투자심리가 한껏 악화되는 형국이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3차 협상에서 전쟁 중단 등 핵심 의제에서는 큰 성과 없이 종료한 데다, 미국이 유럽 동맹국의 참여 없이도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며 "이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전일 2%대 급락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원자재 가격 폭등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국내 증시에 좋지 않은 환경이 조성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주요국 중에선 중국상해종합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79.325p(2.35%) 내린 3293.530에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2.06%), 일본 니케이225지수(-1.71%), 홍콩항셍지수(-1.51%)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업종별로 비금속광물(-4.00%)과 철강금속(-3.74%), 기계(-2.77%), 건설업(-2.66%), 음식료업(-2.04%), 화학(-1.90%), 운수장비(-1.57%), 전기가스업(-1.35%), 유통업(-1.26%), 증권(-1.25%), 제조업(-1.20%), 금융업(-1.18%), 보험(-1.04%), 전기전자(-1.02%) 등 대부분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우위 국면이었다. 대장주 삼성전자(-0.86%)가 사흘째 약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1월11일(6만9900원) 이후 넉 달 만에 7만원을 밑돌았다. LG에너지솔루션(-0.85%), SK하이닉스(-1.26%), NAVER(-0.81%), LG화학(-2.14%), 삼성SDI(-2.74%) 등도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148곳, 하락 종목이 732곳이었고, 변동 없는 종목은 47곳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0p(1.29%) 내린 870.14로 사흘째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장보다 12.49p(1.42%) 하락한 869.05에 출발한 지수는 오전 한때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며 880선을 넘어섰지만, 이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환율도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237.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전 거래일(1227.1원)보다 9.9원이 뛰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20년 5월29일(1238.5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특히 환율은 지난 3거래일동안 무려 32.4원이 급등했다.

환율은 종일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 거래일보다 4.9원 갭업한 1232.0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오전 10시께 1235원 중반까지 급등한 뒤 빠르게 내려오면서 오름폭을 반납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재차 오름폭을 키우기 시작해 마감 직전까지 오름폭을 높였으며 장중 상단으로는 1238.7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를대로 올라선 인플레이션을 더욱 강하게 유발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을 저해할 수 있을 것이란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가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도 가려질 만큼, 동유럽발(發) 전쟁 리스크와 유가 향방이 금융시장 전반의 모든 이슈를 잡아먹고 있다.

확전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지 않는다면 전쟁 발작은 다소 움츠러들지 모르나, 모든 것은 전쟁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환율은 이미 코로나 발생 당시 고점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단기적으로는 장중 1250원 터치도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그간의 리스크가 시장 내 빠르게 반영돼 온 만큼, 대선을 지나면서 공포 심리는 가라앉을 수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개 상황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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