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적대적 M&A 시도" VS 어피니티 "정당한 주주권 행사"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교보생명이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2대 주주인 어피니티컨소시엄(FI)의 배임 주장에 대해 "적대적 M&A 시도를 묵과하지 않겠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에 어피니티 측은 교보생명 경영권에 전혀 관심 없다고 맞받아쳤다. 신 회장이 풋옵션을 이행하면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더이상 교보생명의 주주가 아닌데 적대적 M&A와 연결하는 것은 억지스럽다는 입장이다.
◇ 교보생명 "어피니티, 안건 관계없는 질문···주총 흐름 일부로 방해"
이날 주총장에는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어피니티컨소시엄, 어펄마의 법률 대리인들이 모두 1명씩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교보생명은 이들이 시종일관 주총 안건과 상관 없는 반복적 질문과 이의제기를 통해 주총의 흐름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재무제표 승인 등 주총 안건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안건과 관련 없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언급했다는 설명이다. 어퍼니티 측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일부 임원들을 상대로 배임을 주장하며 회사가 부당하게 주주간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교보생명은 회사가 피해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및 법률검토를 거쳐 정당하게 집행된 비용을 최대주주를 지원하기 위한 회사의 개입으로 폄훼하고 사실관계를 호도했다고 강조했다.
주총에 참석한 다른 주주들도 어피니티컨소시엄 대리인들의 주장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주는 "재무적 투자자(FI)가 오히려 분쟁을 일으키고 트집을 잡아 다른 주주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며 "주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기업공개(IPO)가 상반기에 속히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이 같은 행동들이 회사의 경영권을 훼손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피니티컨소시엄 측의 과도한 가치 산정은 풋옵션이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니라, 악의를 지닌 경영권 탈취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피니티는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취득하면서 주주간 계약(SHA) 체결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간 계약(SHA)에 따라 1주당 40만9912원을 산정해 풋옵션을 행사했는데,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측이 가격을 부풀려 산정했고 이는 신회장의 지분을 빼앗아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8년 10월 풋옵션 분쟁을 시작할 때부터 불법적인 수단으로 경영권을 노린 투기 자본이 주총장에서 그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며 "주주간 경영권 분쟁의 본질이 교보생명을 적대적 M&A하려는 과욕인 만큼, 회사 명예와 신뢰회복을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어피니티 "교보생명 경영권 관심 無···왜곡 주장 말라"
어피니티는 교보생명이 언급한 적대적 M&A에 대해 시도했거나 앞으로 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풋옵션 행사는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에게 어피니티가 보유한 주식을 사라고 하는 것이지 적대적 M&A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 지원행위·이해상충적 투자 행위·자회사 부당 지원행위 등에 대해 적절히 회계 처리가 된 것이 맞는지, 정당한 내부통제절차를 거친 것이 맞는지 등을 질문했는데 이는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것이다.
또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하는 기업자원의 사적 남용과 오너에 대한 부당 지원과 사익 편취 등의 행위를 견제하는 것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 이외의 다른 모든 주주들과 투자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입장도 교보생명의 지적과는 대치되는 부분이다.
어피니티 컨소시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지명한 이사에 대해서 전원 찬성을 했는데, 경영권을 탈취한다는 주장은 전혀 말이 되지 않으므로 교보생명은 도를 넘은 왜곡된 주장을 멈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선 △사외이사 선임 건 외에도 △감사위원 선임 건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 승인 건 △이익잉여금 처분 승인 건 △2022사업연도 이사보수한도액 승인 건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모두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