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금호피앤비, ECH 밸류체인서 '그린케미칼' 시너지 기대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방수 소재, 접착제 등으로 활용되는 에폭시의 원료인 에피클로로히드린(ECH)에 석유화학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ECH의 가격은 올해 1월 초 톤당 2460달러 부근이었지만 최근에는 톤당 3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에폭시 주요 수요처인 건설과 자동차 산업 등이 코로나 사태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거, 글로벌 에폭시 수지 수요도 지속적으로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 등 해외 업체들이 ECH 가동률을 조정하면서 수급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CH는 에폭시, 합성 글리세린, 특수고무의 중간 원료로, 도료나 전자·전기에 주로 사용되는 열경화성 수지다. 최근에는 풍력발전기의 날개나 우주항공, LED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전세계 ECH 시장은 에폭시 수지 성장에 힘입어 2021년~2028년 기간동안 연평균 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ECH 덕분에 롯데정밀화학의 1분기 실적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CH는 롯데정밀화학의 전체 매출에서 17%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778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ECH를 3000억원 넘게 팔았다는 얘기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H의 강세 지속으로 롯데정밀화학 염소계열은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에 이어 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중국업체 경쟁력이 약화되며 공급 증가는 제한적인 반면, 건설·조선 등 전방수요는 견고하게 이어지는 구조적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ECH 시장에서 점유율 84%를 기록할 정도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어 한화솔루션이 16%를 점유 중이다.
시장성이 기대되자 최근에는 OCI와 금호피앤비화학이 10만톤 규모의 ECH 생산 계획을 내놓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나섰다.
ECH 밸류체인에서 OCI는 ECH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클로로알칼리(CA)를 신규 생산해 합작법인에 공급하고, 여기서 생산된 ECH를 금호피엔비가 70% 이상 구매해 에폭시를 제조·생산 하기로 했다.
OCI는 관계자는 "태양광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자소재와 그린케미칼을 핵심 축으로 성장 시켜나갈 예정"이라며 "2024년 ECH 합작법인 공장이 완공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