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EU의 추가 증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뛰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6.31달러(6.69%) 오른 배럴당 100.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오후 9시 44분 현재 6.387% 상승한 104.770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OPEC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EU 측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의 원유 시장 위기는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서 추가 증산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데 따른 경제 재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수입금지조치를 결정한 데 이어 원유에 대한 제재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회원국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자발적인 보이콧 등으로 하루 700만배럴이 넘는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요 전망을 고려하면 OPEC이 이런 규모의 공급 손실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이 아닌 정치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만큼 OPEC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에너지가 제재를 받는다면 원유 시장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라며 "그러한 위험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도시 봉쇄가 다소 완화된 것도 유가 상승 요인이 됐다.
중국 상하이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오던 도시 봉쇄를 전날부터 통제구역, 관리구역, 방어구역 등 3단계로 나눠 일부 해제했다. 다만 아직 봉쇄된 지역 비율은 57%에 달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4거래일 째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7.8달러(1.43%) 오른 1972.10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