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미국發 '긴축 공포' 지속···4월 美CP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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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FOMC 발표에도 '자이언트스텝' 리스크 여전
물가 불안·中 봉쇄·우크라 사태···强달러 국면 지속
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 주(9~13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강(强)달러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의 4월 고용지표가 회복 흐름을 보이며 경기 둔화 우려는 일부 완화됐지만, 8%대까지 올라선 물가 상승률은 굳건히 강달러를 받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강화는 단기적으로 아시아 통화 약세를 부추길 변수로 꼽힌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기준 전거래일(1272.7원)보다 1.6원 높은 달러당 1274.3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시장(NDF)에서 갭다운한 환율을 반영해 0.7원 내린 1272.0원으로 개장한 직후 급등세를 보였다. 오전 10시30분까지 빠르게 치솟은 환율은 1276원 중반대까지 올라섰다가, 이후 오름폭을 소폭 되돌리며 현재 1274~1275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됐지만, 외환시장 내 불안은 지속됐다. 다소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표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관측이 시장을 지배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강력한 통화긴축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위험회피 심리는 더욱 강해졌다.

여기에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4월 미국 비농업 고용자수는 42만8000건을 기록해 예상치(40만건)를 웃돌았다. 실업률(3.6%)도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이에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기반으로 빠르게 실업률을 낮췄다고 자평했다.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 장중 104.068대로 급등하면서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강달러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 외환시장에서는 오는 11일 발표될 미 소비자물가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이 미국의 통화긴축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높은 소비자물가에 대한 경계심도 짙어질 전망이다. 미국 CPI는 지난 3월 발표에서도 8.5%(전년동월대비)를 기록해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8.1% 내외로 추정된다.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 내 평균 임금 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만약 물가 상승률과 실질 임금 상승률 간 괴리감이 재차 확인된다면 물가상승압력은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다.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환율의 단기적인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 천명에도 코로나 봉쇄 조치 강화로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에 중국 당국은 주요 도시를 차례로 봉쇄하고 있고, 급기야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전격 연기했다.

이처럼 강력한 봉쇄 조치에 중국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47.4)는 세계 22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부정적 경기 인식이 정점에 달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최대 소비기간 중 하나인 노동절 연휴 열차·항공기 이용객은 전년대비 70%가량 감소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봉쇄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및 실업률 확대는 '세계 공장'으로 꼽히는 중국발(發) 공급망 병목 현상 우려를 재차 부각시킬 수 있다.

다만 수급 부담은 원·달러 환율의 하방 압력을 높일 전망이다. 1270원대의 높은 환율은 추가적인 롱심리(상승세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심리)를 가져가기 부담스러운 구간이다. 1280원대까지 환율이 올라선다면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더욱 강한 통화긴축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일방적인 달러 강세 흐름을 제한할 수 있는 재료로 풀이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킹 달러' 현상이 상수가 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중국이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으로 인한 최악의 경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와 관련한 전향적 조치가 가시화되기 이전까지 위안화 가치 불안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

자이언트 스텝과 관련해 이번 주 발표될 미국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상에 준하는 4월 물가 상승률로 물가 정점론이 힘을 받는다면, 킹 달러 현상 역시 다소 주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40~1280원

과거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달러인덱스는 대체로 하락한 경험이 있다.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 전 경계감이 선반영된 이후 향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달러인덱스도 레벨을 되돌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금 더 길게 보면 선반영 해소 여부가 달러인덱스의 방향성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방향성 자체는 미국 외 지역과의 통화정책 강도 차이 및 경기 모멘텀 수준에 좌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가의 피크아웃 인식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물가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하반기에도 연준의 긴축 경계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즉, 달러인덱스는 5월 FOMC 재료 소멸에 따른 단기적 하락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연말까지의 시계로 보면 재차 상승 압력이 우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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