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00원 향해 '성큼'···3거래일째 연고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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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원·달러 환율 1276.4원 마감···전거래일比 2.4원↑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 중 한때 1280원선도 위협하며 3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발(發)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강(强)달러 국면이 이어졌다. 다만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감도 점증하고 있어 오는 11일 공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가 시장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74.0원)보다 2.4원 높은 달러당 1276.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오전 역외시장에서 갭업한 환율을 반영해 2.0원 올라선 1276.0원으로 개장한 뒤 빠르게 솟구쳤다. 특히 오전 장 중 1278.6원까지 올라서면서 지난 2020년 3월23일(1282.5원)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강세를 보인 위안화와 연동했고,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저점으로는 1272.7원까지 레벨을 낮추기도 했다. 오후 들어서는 1273~1274원에서 바닥을 다진 뒤 막판 숏커버(매도 포지션 청산) 물량으로 오름폭을 되돌리며 장을 마감했다. 실제로 이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장중 6.71위안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환율이 내려간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음을 뜻한다.

환율이 올라선 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화긴축 흐름이 지속된 영향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高)물가를 잡기 위해 이달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오는 6~7월에도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 역시 연준의 강력한 긴축 행보를 지지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봉쇄조치 강화 등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기존 매크로(거시 경제) 이슈들에 따른 불안감이 가시지 않으면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 때 104.2를 기록해 지난 2002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오는 11일 공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이날 환율은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1270원대 중반을 상회한 채 마감했는데, 업계에서는 매도·매수 포지션 모두 강한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물가상승률 변화에 따른 외환시장 내 변동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재료인데다,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연방준비은행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는 4월 소비자들의 기대(1년) 인플레이션 전망(6.6%)이 3월(6.3%) 대비 소폭 하락했다. 아울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현지시간) "(0.5%p 조정은) 이미 충분히 공격적인 조치"라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등 긴축 경계심은 소폭 둔화하기도 했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현재 다른 세계 주요국 통화들을 볼 때 달러의 가치는 현재 수준에서 더 이상 강세가 확대되고 있지 않다"면서 "CPI 역시 이미 알려진 재료이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나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에서도 물가와 관련해 환율을 언급할 수 있다. 만약 미국 CPI 결과가 인플레 우려를 일단락시킬 수 있다면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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