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2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에만 42억6000만달러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사들이는 채권 규모 역시 연초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순유출 폭이 더욱 확대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은 37억8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물론, 전월(-33억9000만달러)보다 유출 규모도 확대됐다. 앞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지난해 12월 85억4000만달러를 고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외국인의 '셀코리아'(한국주식 매도) 현상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팔자' 행렬은 지난달에만 4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3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지난 3월(-39억3000만달러)보다 유출폭이 더욱 커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확대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채권자금도 전월(5억4000만달러)보다 7000만달러 줄어든 4억7000만달러 유입에 그쳤다.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입을 지속했으나 3개월째 유입세는 감소했다. 지난해 연말 48억5000만달러가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33bp(1bp= 0.01%)를 기록하면서 직전월(30bp)과 비교해 3bp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 금융파생상품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CDS는 지난해 약보합세를 보이며 평균 20bp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55.9원으로 직전월(1212.1원)과 비교해 43.8원이 뛰었다.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 중국의 봉쇄조치 확대 등에 따른 경기 불안,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 지속, 외국인 국내주식 배당금 및 매도자금 환전 수요 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 원화 가치로는 5.0% 하락했다. 지난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평균 5.1원으로 전월(6.9원)보다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