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대기업의 최근 1년 새 고용 규모가 6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직원 수를 3만 명 가까이 늘려, 전체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점했다. 대우건설을 품은 중흥건설은 고용 증가율이 400%를 넘겼고, 삼성전자는 직원 수 10만명을 넘긴 유일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76개 그룹 대상 2020년~2021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76개 대기업 집단이고, 고용 인원은 국내 계열사 및 12월 말 기준이다.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정위가 지정한 76개 대기업 집단 내 국내 계열사는 2886곳인데, 이 중 고용 인원이 1명 이상 기재된 곳은 2328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직원 수는 169만8970명으로, 전년(163만5230명) 대비 6만3740명(2.9%) 증가했다. 76개 그룹 중 최근 1년 새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42곳이었고, 25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직원 일자리가 늘어난 42곳 중에서도 고용을 가장 많이 한 그룹은 쿠팡인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 그룹은 2020년 4만 3402명에서 지난해 7만 2763명으로 1년 새 고용 인원이 2만 9361명이나 늘었다. 이는 76개 그룹에서 최근 1년 새 늘린 6만 3700여 명의 46.1%에 해당하는 높은 비중이다.
쿠팡 다음으로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8027명(2020년 16만 6925명→2021년 17만 4962명) 직원을 늘렸다. 같은 기간 중흥건설은 1536명에서 지난해 8401명으로, 1년 새 6865명 급증했다. 증가율만 446.9%에 달한다. 대우건설을 품으면서 그룹 전체 고용 규모도 1만 명에 바짝 다가섰다.
이어 △삼성(4728명↑) △신세계(4431명) △LG(4158명) △카카오(3967명) △SK(2596명) △현대중공업(2449명) △네이버(1795명) 순으로 최근 1년 새 고용을 많이 늘린 상위 10곳에 이름이 올라갔다.
반면, 1000명 넘게 그룹 직원 수가 감소한 기업은 7곳이었다. 두산은 2020년 직원 수가 1만4987명에서 지난해 1만 670명으로, 1년 새 4317명 줄었다. 이어 △효성(2481명△) △한진(-2034명) △이랜드(-1878명), KT(-1734명), 금호아시아나(-1242명), 아모레퍼시픽(-1082명) 등도 1000명 넘게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가 1만 명이 넘는 '고용 1만명 클럽'에는 28곳(1.2%)이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30곳)보다 2곳 줄었다. 현대해상(1만 214명→9557명)과 대우조선해양(1만 518명→9741명)은 1만명 클럽에서 탈락했다.
1만명 클럽 가운데 삼성전자는 10만 9253명으로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직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다음으로 △현대자동차(7만 1880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4만 6306명) △LG전자(3만 8388명) △기아(3만 5120명)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2020년 1만 9962명에서 1년 새 2만 6644명이나 일자리가 많아지며 쿠팡 그룹의 고용 증가에 1등 주역이 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대기업들이 과거부터 대규모 채용 규모 계획을 발표해 왔지만, 기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증가해 실질적인 고용 규모는 크게 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국내 경영 환경에서 향후 국내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려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보다는 IT를 기반으로 하는 물류 및 유통, 서비스 업종과 함께 신규 사업 등에서 직원 수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