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인상 시기 놓쳐 인플레 확산시 피해 더 커져"
이창용 "금리인상 시기 놓쳐 인플레 확산시 피해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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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인플레이션 파이터' 강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해 그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은 창립 제72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방역조치 완화와 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물가상승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졌다"면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경기둔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향후 물가와 성장 간 상충 관계가 더욱 커지면서 통화정책 운용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8월부터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선제적인 완화 조정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물가가 2~3% 오를 때 우리가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물가가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이고 있는 현시점에선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간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먼저 출발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실기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문화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직원들에게 △수평적·외부지향적 조직문화 △수요자(경제 주체들) 중심의 고객 마인드를 당부했다.

그는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면서 "저 또한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도 약속했다. 이 총재는 "삶과 생활의 질이 균형 있게 보장돼야 한다"며 "이는 급여나 복지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전제돼야만 구성원들이 높은 자긍심과 의욕을 갖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현실적인 제약이 있겠지만 총재로서 개선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작은 부분까지 최대한 세심히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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