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8.6% 상승해 41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3월 오름폭(8.5%)을 웃돈 것은 물론, 시장의 전망치도 웃돌았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지난달 CPI 상승률이 1년 전보다 8.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물론, 직전월 기록한 8.3%를 모두 웃도는 결과다. 또한 1981년 12월(8.9%)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5월 들어 가장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은 에너지 가격으로, 1년 만에 무려 34.6% 상승했다. 이중 휘발유 가격은 48.7% 급등했다. 이외에도 △중고차(16.1%) △신차(12.6%) △식품(10.1%) △교통서비스(7.9%) 등이 큰 폭으로 뛰었다. CPI지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의 경우 같은 기간 5.5% 상승했다.
앞서 미국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CPI가 지난 3월 8.5%를 기록한 뒤 4월(8.3%) 오름세가 소폭 꺾이는 등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경제학자들은 연간 CPI가 4월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지표로 물가 오름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휴가철에 미국 에너지 수요 폭증을 받아낼 수 있는 공급은 현재 사실상 불가하다.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유 등의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베로니카 클라크 뉴욕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월간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높다는 것은 물가상승률이 확실히 낮아질 때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계속해서 50bp씩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단기물 국채인 2년물 금리는 10bp(1bp= 0.01%) 이상 폭등하고 있으며, 뉴욕 증시 3대지수 선물의 경우 현재 일제히 1% 이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뉴욕증시는 급락 출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1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2.59포인트(2.36%) 하락한 31,510.20를 기록중이다.
같은 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5.53포인트(2.63%) 내린 3,912.2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66.86포인트(3.12%) 급락한 11,387.36을 각각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