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안전운임제 연장·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13일 정부와의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엿새 이상 이어지면서 산업계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납기 지연 등 산업계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계에 따르면 육상 물류가 막히고 항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석유화학 제품은 하루 출하량이 평소 대비 10% 수준까지 급감했고, 중소 철강사들은 철강재를 공급받지 못해 납기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대로 국민의힘, 화주단체를 포함해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 확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약속한다'는 잠정안에 합의했다"며 "그러나 최종 타결 직전 국민의힘이 돌연 잠정 합의를 번복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국토부는 화물연대와의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국토부는 '국토부-화물연대' 간 공동성명서로 바꿔서 추진할 것을 요구했고, 교섭은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는 더 강력한 투쟁으로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연대와 국토부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마라톤 회의'를 했다.
정부 측에서는 국장급인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관이 대표로 나섰고, 화물연대에서는 수석부위원장이 나와 안전운임제 확대 등 안건을 놓고 대화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이송 거부 투쟁에 따라 전국 12개 항만 중 광양, 울산, 대산, 포항, 동해, 경인항 등 6곳의 컨테이너 반·출입이 전면 중단됐다. 대부분 중소기업 화주들이 이용하는 항구다. 국내최대 관문인 부산항도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8844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소 대비 29.1%에 불과했다. 이틀 전(33.6%) 대비 물량 운송이 더욱 줄었다.
이에 기업들은 자체 운송인력을 투입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직접 출고된 차량을 운전해 중간 거점으로 인도하는 ‘로드 탁송’을 이번주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13일부터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현재 약 11만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면서 도로나 공장 주변에 제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