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 달 새 21억8000만달러 늘어나면서 상승 전환했다. 다만 이는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일시적으로 잡아둔 것에 불과하며, 기조적인 상승 전환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5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전월대비 21억8000만달러 늘어난 891억7000만만달러로 집계됐다.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외화예금은 올해 들어 글로벌 강(强)달러 기조 속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 뒤 100억달러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갔다. 이후 2월 들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채권 예치로 상승 전환했으나, 재차 하락 전환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4월 들어서는 15개월 만에 800억달러로 내려앉았다.
이달 상승 전환한 것은 달러화 예금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일시적으로 묶어둔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통화별로는 외화예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가 지난달 21억7000만달러 증가한 75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입 결제대금 예치 등으로 기업(23억7000만달러)에서 늘고, 개인(-2억달러)은 소폭 감소했다. 유로화예금(51억3000만달러)은 일부 증권사의 해외 파생거래 관련 증거금 회수 등으로 지난달 1억2000만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목전에 둘 만큼 상승폭이 상당했지만, 이런 오름폭에 비하면 차익 실현 매도 움직임이 덜 나타났다"면서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내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화, 유로화 등의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체별로는 지난달 기업예금 잔액이 22억6000만달러 늘어난 739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개인예금은 같은 기간 8000만달러 줄어든 15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802억7000만달러)이 30억달러 증가했고, 외은지점(89억달러)은 8억2000만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