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글로벌 경기둔화 본격화···하반기 우리나라 수출위축 지속"
한은 "글로벌 경기둔화 본격화···하반기 우리나라 수출위축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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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중국 봉쇄·주요국 금리인상 등 대외여건 악화
수출, 글로벌 경기와 연동···"글로벌 경기악화→韓수출 둔화"
(사진=인천항만공사)
(사진=인천항만공사)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미국·중국 등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둔화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사태·중국 봉쇄조치·주요국 금리인상 가속화 등 대외여건 악화에도 우리나라 수출이 버티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올 하반기 수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의 주요한 IT부문에서 수요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수출둔화 속도를 제어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BOK이슈노트-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이 기조적으로 글로벌 경기와 동행성이 크다는 점이 수출 둔화 전망에 주효한 배경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우리 수출 경기와 글로벌 경기간 순환변동치가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상관관계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글로벌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주요국별 성장률 변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p)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0.34%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0.21%p)과 유럽(0.19%p)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향후 수출 전망엔 '하방리스크' 파급효과가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는 우크라 사태·중국 제로코비드 정책·미 연준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경기둔화가 점차 본격화될 전망이라 글로벌 경기에 연동된 우리나라 수출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주요국의 정책기조 변화 △IT경기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 좌지우지될 전망이다. 한은은 주요국 정책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하방 압력 가능성이 큰 반면 IT부문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먼저 주요국 금리인상 가속화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일어나면서 향후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사례에서도 미국 통화정책 긴축전환 당시 우리나라 수출부진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동차 등 선진국 수입수요에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을 중심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은은 이 과정에서 신흥국 부채문제가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하는 것으로 봤다. 그간 저물가·저금리 환경에서 축적된 각국의 가계·기업부채가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취약해졌고 부채문제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을 키울 경우 신흥국 수출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미 연준 금리인상의 영향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 연준이 금리를 100bp 올리면, 신흥국 주가가 최대 16% 하락하고 산업생산은 최대 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난이 가중되면서 생산차질 및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결국 글로벌 수입수요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미·중관계 전개에 따라 중국의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수출입 규제 가능성은 하방리스크로, 상호관세 인하 등 미·중간 협조 가능성은 상방리스크로 존재하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하방리스크의 파급효과가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IT부문에서 B2B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은 급격한 수출 부진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분석했다. B2C 수요는 중국의 봉쇄조치와 인플레이션 심화 등에 영향을 받아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B2B수요는 기업들이 신사업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향후 IT경기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팬데믹 이후 디지털화, 하이브리드(원격 사무실) 업무환경 전환에 힘입어 반도체 수요가 서버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B2B 수요가 IT부문 수요를 끌어 올리더라도 전체 수출 둔화흐름을 커버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감안해볼 때 향후 우리나라 수출은 글로벌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 커지면서 수출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이지만, IT부문이 전체 수출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 정도는 제한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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