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실적 '반토막'···작아지는 그룹 내 존재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실적 '반토막'···작아지는 그룹 내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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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익 40~50%대 감소···지주 내 실적 기여도 한 자릿 수 
증시 침체·금리 상승에 하반기도 위태···저마다 실적 방어 주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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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금융그룹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계열 증권사들은 실적 쇼크를 맞고 지주 내 존재감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올 들어 증시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과 금리 인상 추세로 순이익이 반토막 나면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등 4대 금융지주 내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7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호황에 최대 실적을 썼던 지난해 상반기(1조5011억원)와 비교해 51.2% 급감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가장 큰 감익 폭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2219억원으로, 전년 동기(5279억원) 대비 57.8%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41.2%를 차지했던 지주 내 이익 기여도도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1820억원) 순이익도 전년 동기 보다 51.4% 줄어, 지주 내 기여도도 15.1%에서 6.6%로 급락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은 1891억원으로 전년 동기(3228억원)보다 41.4% 줄었다. 1분기 투자은행(IB) 부문이 비교적 선방하면서, 다른 금융 계열 증권사보다 감익 폭이 작았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 순이익이 11.3% 증가한 2조7208억원을 기록하면서, 이익 기여도는 13.2%에서 7%로 급락했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139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760억원)보다 49.60% 줄었다. 증시 침체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었다. 하나금융지주가 역성장(-1.4%)하면서 순이익 기여도는 8.1%로 다른 곳보다 높았다. 

올해 들어 대외 겹악재에 국내 증시는 크게 휘청이며 수년 새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이에 거래대금은 1분기 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이상 급감했고, 2분기엔 전 분기보다도 13% 줄어든 17조2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는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급감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도 수익성 악화를 야기했다.

하반기도 실적 반등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주식시장이 역대급 호황기를 맞았던 만큼, 올해 역기저효과로 인한 감익은 불가피하다"며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부담 또한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비우호적 업황이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저마다 실적 방어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본사 사옥 매각에 따른 차익이 자기자본에 반영, NH투자증권에 이어 2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이영창 사장은 "확충된 자기자본으로 리테일, IB를 비롯한 각 사업 부문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증권업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인해 부진했던 운용 부문은 향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및 보수적 리스크관리 기조 유지 등을 통해 손익 변동성을 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압도적인 IB 경쟁력 및 디지털 비즈니스 고도화를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할 계획"이라며 "수익구조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B) 진행 등으으로 IB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던 KB증권은 하반기에도 관련 역량을 발휘할 예정이다. 증권업에 대한 정체성을 살리고자 7년만에 사명을 변경한 하나증권은 향후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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