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지난 2월 이후 6개월만에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내 휘발유 소비가 6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석유제품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영향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12달러(2.34%) 하락한 배럴당 8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오후 9시59분 현재 3.286% 내린 93.60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WTI 가격은 지난 2월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대란의 기폭제가 됐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가격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고물가로 인한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로 끝난 주간 미국의 휘발유 4주 평균 소비량은 859만2000배럴로 6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의 평균보다 100만 배럴 적은 규모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자 드라이빙 시즌에도 운전자들이 차량 운행을 줄이면서 수요 파괴가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원유 재고도 전주 대비 446만7000배럴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당초 7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들이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 우려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7년만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1.25%→1.75%)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월 9.4%에 달하는 등 40년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물가는 안정되지만 시중에 돈이 돌지 않아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최근 기준금리를 연이어 0.75%p씩 인상하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0.5%p 인상을 결정했다.
금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0.5달러(1.73%) 오른 1788.5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