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환율 고공행진에도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서 3조9천83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외국인의 월간 순매수 규모 중 가장 큰 수치다.
특히 지난달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10일(-1천821억원)과 12일(-61억원) 단 이틀에 그쳤다.
시장별로 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6482억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는 335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3천만원 매도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에서는 1위 삼성전자를 1314억원어치,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578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2417억원), LG화학(1874억원), 현대차(5297억원), 삼성SDI(5332억원), 기아(1765억원) 등 시총 상위 종목들도 외국인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다만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144억원)와 네이버(-703억원), 카카오(-449억원)는 순매도했다.
지난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도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심각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낸 이후 환율은 폭등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9일에는 13년 4개월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350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지속해서 고점을 높이면서 마지막 거래일인 이달 2일에는 달러당 1,362.6원에 거래를 마치며 1,360원까지 넘어섰다. 이는 종가 기준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국내 증시가 반등 장세를 펼친 지난 7월(1조7932억원)부터 2개월째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2월과 5월에는 각각 4942억원, 172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1월(-3조9371억원)과 3월(-4조545억원), 4월(-6조1463억원), 6월(-6조1478억원)에는 대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달 들어서도 강달러 기조가 누그러지지 않자 외국인 수급은 타격을 받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이달 1∼2일 2거래일 동안만 6748억원을 순매도했다. 1일에 4249억원, 2일에 249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